CCJ 루시의 캠핑카 세계여행

[하루일기] 캠핑카로 세계여행하다가 진상 캠퍼를 만나보셨나요?..

by Campingcarjoa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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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있는 이웃은 좋은 이웃들~ 걱정해주고 맥주도 나눠주시고 그랬다



각국을 다니면서 여러 나라 버전의 진상 캠퍼를 만났지만, 최고의 진상은 만난 적은 없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약간 이웃이 이상하다거나, 아.. 여기 아니다 싶으면 바로 다음날 떠나면 되는 터라 그렇게 컴플레인 걸 일도, 진상이랑도 말을 굳이 섞을 일도 없었다.
근데, 근래에 좀 문제가 생겨서 어쩔 수 없이 한 곳에 며칠을 머무르게 되었는데… 이웃 캠퍼가 이때까지 본 사람들 중 민폐와 진상의 최고인 거 같다.

첫날 캠핑을 하러 온 무료 캠핑장에, 캠핑카 한대가 이상한 방향으로 주차를 하고 있어서 자리가 아주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주차를 하지 못하고 옆에 있는 주차 공간에 가서 주차를 했다. 이상하게 주차한 캠핑카가 있는 곳은 조용해 보였기 때문에 그곳에 주차하고 싶었지만, 그 캠핑카 덕에 차량 3대 정도 댈 수 있는 곳이 그 캠핑카 전용구역으로 되어있는 상태.

다음날 아침에 보니, 그 이상한 캠핑카 밖에 자전거 두대, 물통 등 여러 살림살이가 나와있는 걸 봐서 이곳에서 장박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우리가 온 무료캠핑장은 최대 5일까지 지낼 수 있지만, 룰과는 달리 5일 이상 지내는 캠핑카가 있는 듯했다. 판데믹 이후로 무료캠핑장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많이 생겼는데, 약간 느슨하게 되어있는 룰을 보니 개인적으로는 마음 놓여 그리 불만은 없었다.  

그렇게 도착하고 다음날, 10시부터 밖에 음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콘서트를 하는 거 같아서 “와~콘서트를 하는구나, 재밌겠다 " 라고 하고 캠핑카 안에까지 들리는 음악소리를 들으면서 “그래 자정이 넘으면 콘서트가 멈추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새벽이 되도록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여긴 진짜 밤을 태우는 콘서트를 하는구나! " 라고 생각하며, 최대한 눈을 붙이도록 노력했다..

그땐 그게 콘서트에서 나오는 음악인 줄 알았는데….

며칠 후… 또 비트가 "퉁퉁"하고 들려서 “또? 콘서트를 하나?”라고 해서 확인해 보니 그 이상한 캠핑카에서 비트가 심하게 흘러나온다.
자정이 되면 음악을 줄이겠지..라고 생각하고, 일해야 할 게 있어서 이어폰을 꽂고 새벽까지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음악 소리도 줄어든 거 같았고 괜찮은 줄 알았는데, 새벽 2시.. 비트가 아직 캠핑카에서 흘러나오고 우리 차 안에서도 아주~잘 들린다.

근데 문제는 소리를 줄여 달라고 말하고 싶어도 새벽에 남의 캠핑카 문을 두드리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그래 일단 기다려보자, 여기 밤엔 소음금지라고 적혀있었으니까.. 줄이겠지.. " 라고… 생각하고 기다렸다.
근데 새벽 4시가 돼도 음악이 줄어들지가 않는다. 거기다가 라디오를 틀어놓은 건지 중간중간 말소리가 섞이니 잠이 들 때마다 깨서.. "하.. 진짜 너무한 거 아니가?" 생각하는데,
마크 역시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 새벽 4시에 문을 두드리자니 그렇고, 결국 나가서 그 캠핑카에 연결된 전선을 뽑아버리고 왔다.

뽑으니 완전 조용.. 그 조용해진 틈을 타서 우리는 드디어 잠을 들 수 있게 되었다.

근데.. 이 진상 캠핑카의 진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음날 아이리쉬 캠퍼가 캠핑장에 왔고, 자리가 없었던 터라 그 이상한 캠핑카 앞에다가 차 두대를 주차를 했다. 그게 낮이었고, 아이리쉬 여행자들은 밖에서 이야기하면서 서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목소리가 좀 크긴 했지만, 낮 시간이었고 공공장소이며 야외였고 소란을 피우는 것도 아니었고 대화를 하는 거였기 때문에.. 그리 개의치 않았다.

여기서 대박인 건.. 그 이상한 캠핑카의 주인이.. 나와서 그 아이리쉬 캠퍼에게 조용히 해라고 말하는 거 아닌가?
나.. 여기서 황당함, 어처구니가 없었음.
여보세요??? 그쪽은 새벽 4시까지 음악을 크게 틀어서 방해를 했던 사람인데, 낮에 그리고 그냥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가서 조용히 해라고요???
그걸 듣고 내 표정이 썩어갔지만, 내색은 안 했다.  이 사람 진짜 자기 잘못은 잘 못 보는 사람이구나? 이 정도만 생각을 했을 뿐.
그렇게 이야기를 한 후, 결국 아이리쉬 캠퍼들은 다음날 떠났고 떠난 날.. 새벽

(아… 욕 나와요..)

그 이상한 캠핑카에서 음악이 다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쿵쿵!! 짝짝!!" 거기다가 이번엔 말소리까지 더해져서 새벽에 파티를 벌이고 있는 것이었다.
결국 이번에도 참다가 마크가 새벽 4시에 “도저히 못 참겠어! 한두 번도 아니고, 이야기 좀 해야겠어”라고 뛰쳐나갔다. 그리고 새벽에 그 캠핑카 문을 두드렸다.
마크가 그 이상한 캠핑카 밖에서 기다리는걸 나는 차 안에서 지켜봤다. 근데, 문을 아무리 두드려도 누구 하나 나오지 않고 음악만 싹 줄이고 안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게 아닌가?
화가 나서 돌아온 마크는, 이야기를 좀 하려고 했더니 아무도 대답을 안 한다면서.. 어이가 없다고 했다.
그렇게 그날은 음악 소리가 조금은 줄어든 채로 잠을 잘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 나를 화나게 하는 일이 생겼다는 거..
캠핑카 트렁크를 고쳐야 해서 오후에 분주하게 고치고 있는데, 누가 우리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문을 열어보니 어떤 아저씨였는데… 느낌으로 그 이상한 캠핑카 주인아저씨인 것 같았다.
나는 우리에게 사과를 하러 왔구나 생각을 했는데, 난데없이
"문 닫을 때 살살 닫으면 안 되냐? 문을 왜? 4번이나 열고 닫느냐?...우리 와이프가 일하기 때문에 니들 문소리 때문에 깬다" 라고 하는 것이다.

이때 나는 얼굴은 웃으면서 손에 쥔 공구는 덜덜 떨렸다. 진짜 화는 나는데 그렇다고 대놓고 싸워봤자 좋을 거 없고, 이걸 좋게 말해야 해서 얼굴을 웃고 있는데 손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이성의 끈이 끊어질락 말락 하는 터라, 빨리 안보내면 내가 진짜 일을 낼 거 같아서.. 알겠다고 말하는데
마크가 "너 어디 캠핑카에 있는 사람이냐고, 혹시 저쪽에 있는 캠핑카냐고?" 라고 물으니..
그 이상한 캠핑카 아저씨가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이냐고? " 라고 해서 마크가 이 색히 잡았네라는 표정으로..
"너희 저쪽에 있는 캠핑카지?, 너희 새벽 4시까지 음악 틀어놓은 거 아냐고? 내가 이야기하려고 노크했는데 대답이 없더라? ”하니까..
갑자기 “내가 영어를 못해서..”라는 말을 시전.. (윽…. 뭐야 방금까지 영어로 잘 말해놓고선..)

마크는 그냥 넘어가는 성격이 아니라, “너희들 음악 좀 조심해 달라고, 근데 우리 차는 오래되어서 어쩔 수 없어! 근데 조심할게"라고 말했더니
그 진상 아저씨가 “알겠어, Have fun” 이러는데… 진짜 때릴 뻔..

나 살다가… 문 닫고 여는 걸로.. 컴플레인 걸려본 건 처음이다. 캠핑카에서 나오지 말라는 건가?
다른 사람들 다~ 자는 시간에 새벽 5시까지 음악 크게 틀어놓고 잠 못 자게 만드는 건 괜찮고
차 문 닫고 여는 건 시끄럽다고??

그리고, 저 이상한 캠핑카 아저씨는 작년 12월부터 여기에서 장박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캠핑장 어플에 적혀있는 리뷰를 보니)
자기가 주차한 공간이 마치 자신의 땅이라도 되는 것 마냥, 새로 온 사람들에게 상식적으로 나는 소리에 대해서 시끄럽다고 조용히 하라고 하고
자기들은 새벽 5시까지 음악 틀어도 되고?? 저런 사람들 뇌엔 뭐가 들어있는지 참.. 궁금해졌다..

하.. 진짜 발이 묶여서 이러고 있지, 아니었음 저런 진상도 안 만났을 건데 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또라이질량보존 법칙에 따라 올해 만날 진상을 이 사람 한 명으로 퉁 쳤다고 생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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