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캠핑카 세계여행 유라시아횡단 경로 이상 vs 현실의 차이
by 캠핑카조아 루시 Campingcarjoa Lucy캠핑카 여행을 처음에 준비하기 시작했을 때, 모든 국가를 최대한 빨리 다 여행하겠다는 야망이 너무 컸던 것 같다.
처음 자동차로 유라시아횡단을 계획했을때 우리는 6개월 안에 러시아, 몽골, 대부분의 유럽을 다 보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걸 목표로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우린 이상을 꿈꾸고 있었던 듯하다.
현재 캠핑카 여행자이자 캠핑카 생활여행자로 길에서 산지 5년 차
오늘은 자동차로 유라시아횡단 / 캠핑카로 유라시아 횡단 세계여행을 한다면 횡단 경로에 대한 이상과 현실을 적어보려고 한다.
캠핑카로 세계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경우 자신이 가려고 하는 국가를 한국에서 떠나기 전에 정하고 온다.
그리고 최대한 짧은 기간에 많은 국가를 볼 수 있도록 계획을 짜는데, 우리 역시 한국을 떠나기 전에 그렇게 계획을 짰었고..
결국 여행 중에 여행 경로를 대거적으로 재수정을 하였다.
그 이유는,
첫 번째, 내비게이션에 나오는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2~3배 정도 더 걸렸다는 것
이 부분은 러시아와 몽골을 여행할 때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우리는 이 두 나라를 여행할때 mapsme(맵스미)라는 오프라인 지도 앱을 사용했었다. 왜냐면... 러시아, 몽골의 경우 핸드폰 4G가 터지지 않아서 구글맵 사용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맵스미는 나라마다 오프라인 지도를 한꺼번에 다운로드할 수 있어서 편했고 무료라서 좋았지만, 가끔 우리를 어드벤처형 도로로 이끌고 갔었다. 그러다 보니 목적지에 도달하는 시간이 예상한 것보다 2~3배 정도 걸렸다.
그리고 도로가 험하다 보니 속도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타이어펑크, 모래폭풍이라는 날씨 변수까지 있다 보니 목적지까지 또는 차박 장소까지 가는 데는 쉽지가 않았었다.
두 번째, 도착한 장소가 예상보다 너무 좋았고 떠나기가 아쉬워서 일정보다 오래 지내게 되었다.
이건 우리가 이때까지 여행한 나라를 전체 다 포함하는데.. 도착한 정박지가 예상보다 좋았고, 더 있고 싶은 마음에 하루 머물다 가야 할 곳을 2일 3일 이렇게 머물다 보니, 이때부터 계획한 일정에서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하게 되었다.
매일 움직인다는 가정하에, 일주일에 2번 정도 "여기서 더 오래 있고 싶어!"라는 마음에 하루 또는 이틀을 더하게 되면 일주일에 2일~4일 정도 내가 계획한 일정에서 멀어지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
여행 당시에는 잘 못 느끼지만, 나중에 체크해 보면 나의 계획과는 이미 너무 멀어지게 된 상태가 된다.
나의 계획은 점점 이상 여행이 되어 버리는 웃픈 상황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 여행 초반에는 내가 계획한 여행일정에 따라서 잘 맞춰나갔으나, 어느 순간부터 피로가 점점 누적되고 이건 결국 몸에 무리로 이어지게 되었다.
초반에는 어떻게든 계획한 여행 일정에 최대한 잘 맞춰서 나갔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전하고 식사도 잘 챙겨 먹지 못하고 밤 10시 ~11시에 저녁을 먹다 보니 수면 부족으로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에 몸에 무리가 와서, 몸져눕게 됨..
이렇게 몸에 무리가 와서 몸져 눕게 되면, 결국 일정이 딜레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일정이 딜레이 된다고 꾹 참고 무리하게 여행을 진행하게 되면 결국 나중에 더 탈이 나버리게 된다. 그래서 몸에 무리가 왔을때 쉬어갈 수 밖에 없었다.
네 번째, 다른 해외 캠핑카 여행자를 만나 마음이 서로 맞게 되면 예상보다 한 곳에 오래 지내게 된다는 것
이 경우는 여행 초반에 많이 일어났는데,
캠핑카 세계여행 초보였을때라 다른 해외 캠핑카 여행자들을 만나면 너무 신기하고 반가웠었다.
그리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 자신의 나라에 대한 역사, 정치, 문화, 언어를 이야기하다 보니 하루하루가 여행자와 같이하는 것이 재밌어 예상보다 한 곳에 오래 있게 되는 경우가 많았었다.
(5년 동안 여행했지만, 마음에 맞는 여행자를 길에서 만나게 되면 예상보다 한 곳에 오래 있게 된다. 이건 여행하면서도 잘 안 바뀌는 듯하다.)
다섯 번째, 위의 이유들로 계획된 일정에서 멀어지게 되니 각 나라의 비자일 수 문제와 계절에 영향을 받게 되었다.
결국 여행경로를 재조정할 수밖에 없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된 것.
여행할수록 계획된 일정에서 점점 멀어지다 보니, 각 나라당 주어진 비자 일수를 꽉 채워서 나오는 경우가 생기게 되었다.
특히 여행 초반 국가인 러시아, 몽골에서 비자 일수를 꽉 채워버리게 되었다.
러시아에서는 30일~40일 정도 여행을 하는 것으로 계획했는데, 생각보다 러시아가 너무 좋아서 58일 동안 여행을 해버렸었다.
그리고 몽골은 30일 여행 가능 일자에서 29일 꽉 채우고 몽골을 나왔다. (한국인은 몽골비자를 받으면 60일 동안 여행할 수 있지만, 마크의 경우에는 미국인이라 무비자로 30일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마크 비자일 수에 맞춰서 여행을 했다.)
이렇게 초반 국가에서 예상보다 시간을 많이 쓰다 보니, 유럽에 들어왔을 때는 여행루트가 계절에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이러다 보니 6개월 여행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게 되었고 결국 여행루트를 재조정하기로 결정을 했다.
대신 재조정한 전반적 여행루트는 "국가들을 빨리 보겠다. 많이 보겠다."가 아닌
무리하지 않고, 마음에 들면 일정에 연연하지 말고 지금 지내는 곳을 충분히 즐기고 가자라는 방식으로 여행 계획의 전반적인 패턴을 바꾸기로 했다.
대신 이렇게 여행하기 위해서는 딱 한 가지 조건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쉥겐 탈출국 (비쉥겐국가)은 항상 정한다.
쉥겐탈출국이라고 해서 "그게 무슨 말이야?"라고 하는 이들이 있을 것 같다.
유럽에 들어오면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는 일 수가 나라마다 나오는 것이 아니다.
유럽 안에는 쉥겐국가들이 있는데, 이 쉥겐국가들을 전체 통틀어서 90일 동안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90일 동안 쉥겐국가에서 여행을 하면 90일 동안은 비쉥겐국가에서 지낸 후, 쉥겐국가로 들어갈 수 있다.
간단하게 말해서, 180일 중 90일 동안만 쉥겐국가에서 여행가능하다고 이해하면 될 듯하다.
아래의 사진은 쉥겐국가와 비쉥겐국가들이 표시되어있는데, 쉥궨국가라고 해서 EU에 들어가있는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자료들은 EU국가들, 쉥겐국가들, 비쉥겐국가들 이렇게 표시된 지도도 있다.
(쉥궨국가들만 궁금하다면 이에 대한 지도만 찾아도 되지만, 만약 나중에 텍스프리를 받고 싶다면 EU까지 표시된 지도를 받아놓는 것도 좋다.)
우리는 처음 쉥겐 탈출국을 알바니아로 정해서 알바니아에서 지냈었고,
두 번째 쉥겐 탈출국은 모로코
세 번째 쉥겐 탈출국은 영국
네 번째는 코로나시기 락다운 때문에 쉥겐에서 1년 넘게 오버스테이 했고 잠시 락다운이 풀렸을 때 모로코로 넘어왔다.
물론 모든 여행자들이 우리처럼 계획한 일정에서 멀어지거나하진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 자동차를 들고 횡단하는 사람들 중에서 6개월 만에 여행을 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여행자들도 있다.
(유럽에서 컨테이너로 보내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몸에 무리가 오거나 너무 아쉽거나 또는 계획에서 너무 멀어져 가고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쉥겐탈출국만 일단 정하고 온전히 자유롭게 그리고 즐겁게 여행을 하였으면 좋겠다.
실은...ㅎㅎ 만난 여행자들 중 일부는 여행하다가 결국 우리처럼 계획에서 멀어져 여행기간을 늘리는 여행자들을 보았다.
계획해도 잘 안 되는 게 인생이고, 변수가 있는 게 인생이니
그냥 지금 이 글을 보면서 여행을 준비 중이라면 준비하는 과정을 최대한 즐기고 , 여행 중에 이 글을 본다면 지금 순간을 여행을 최대한 즐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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