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J 루시의 캠핑카 세계여행

부패한 세네갈 국경을 건너지 못하고 국경에 갇혀버렸다.

by Campingcarjoa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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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타니 입국할 때도 부패한 국경 직원을 만났지만 내려갈수록 더 심해진다는 것을 들었기 때문에 세네갈 들어가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갔다.
우리가 선택한 국경은 디아마 국경으로 다른 국경에 비해서 덜 부패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부패한 국경이다.
(세네갈로 들어가는 방법은 2가지인데, 이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 써놓았기 때문에, 여기를 클릭하면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어요.)

모리타니 국경 쪽에서 출국 도장을 받고 세네갈 국경으로 들어서는데, 그 유명하다는 디아마 댐의 짧은 다리를 거쳐 들어서니 출입구가 막혀있다. 마치 주차장 들어가는 것 마냥 내려온 바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옆에 있는 빌딩 안에서 직원이 나와 손짓을 하며 들어오라고 한다.

맞다. 디아마 댐의 다리를 사용하는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다리라고 적었지만, 거리가 짧다. 다리를 건너는 건가? 싶을 정도로 짧은 거리인데 비용을 내라고 한다. 다리 사용료 4000 CFA (한화 8000원)를 지불하니, 영수증을 주며 게이트 아닌 게이트를 열어준다.

그렇게 운전을 해서 들어오니 왼쪽에 작은 빌딩하나, 오른쪽에 작은 빌딩하나가 보인다.
왼쪽에 차를 주차해 놓고 나가니, 국경 군인이 다가와서 여권을 달라고 했다. 여권을 주니 오른쪽에 있는 빌딩으로 가서 작은 창문 뒤에 있는 직원에게 여권을 건넨다.

그렇게 국경을 건너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를 부른다.
창문 앞에 서서 기다리니, 갑자기 비자가 있냐고 물어본다.

“네??? 비자요??” 우리가 인터넷이 안되던 사이에 비자 규정이 바뀌었나 싶어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한국여권은 파워가 좋기 때문에, 나는 비자 문제에 해당되지 않을 것이고 마크의 여권이 문제 인것 같아서 마크에게 물었다.
“미국 여권은 비자 필요해? 확인해 봤어? 바뀌었어?”  
마크는 아니라고 하고, 미국시민도 무비자로 세네갈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럼 나도 아닌데..
그렇게 직원에게 “비자 프리, 비자프리로 들어갈 수 있어요.”라고 영어로 설명하니…
직원이 프리라는 말이 공짜라는 말로 해석해서 대화가 엇갈리기 시작했다. 차근차근 비자 없이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하는데, 직원은 모리타니로 돌아가서 대사관 가서 비자를 받아 오라고 한다. 머리가 띵~해지는데…
다른 직원이 우리 여권을 확인해 보더니 “한국이랑 미국이네! 그럼 비자 필요 없어!”라고 하는 것 아닌가. 덜컹 내려갔던 심장이 다시 제 위치를 찾아가는 이 기분.. 폐 끝에까지 자리 잡은 공기가 한 번에 빠져나오면서 후..라는 한숨이 나온다.

우리에게 비자받아야 한다고 계속 말했던 직원은 웃으며 우리가 중국인인 줄 알고 그랬다고 한다.
하하… 아니 여권을 줬는데, 여권도 확인 안 해보고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다니…
자신도 좀 머쓱했는지 웃으며 미안하다고 하고 “나는 너 때문에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어!”라는 리액션을 하면서 둘이 계속 웃음이 빵 터졌다. 그렇게 웃으며 여권에 도장을 받고, 다음 절차는 왼쪽 빌딩으로 가서 차에 대한 것을 처리하는 시간이다. 즉 차량 세관 사무소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세네갈 자동차 세관 사무소 앞에서, 이땐 앞날을 몰랐지 ㅎㅎ


왼쪽 빌딩으로 가니 유럽 사람들이 빌딩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다른 여행자들에게 수줍게 인사를 하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한 독일인이 다가와 우리에게 차 연식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우리 차는 2004년식이라서 연식이 20년 다되어 간다고 말했고, 그 독일인은 “너희 차량도 세네갈 입국 안될 수 있겠는데”라고 하는 것이다.

아니 이건 또 무슨 말이야?!!!..
세네갈에 들어오기 전에 차량에 관련한 것을 정말 자세하게 알아보고 왔었다. 뇌물인 Passavant 250유로를 지불하면 최대 45일까지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차량을 세네갈로 들고 들어올 수 없다니!

그래서 “그게 무슨 말이야?”라고 물어보니, 차량 연식이 8년 이상이면 차를 못 들고 들어간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이미 정보는 알고는 있었기에, 일단 빌딩에 들어가서 직원에게 여권을 제출하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독일친구에게는, 250유로 passavant가 있는데 그거 돈 내면 차량이 오래되도 세네갈에 들고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근데 그 독일 친구는, “응?? 그런 게 있어?, 국경직원은 나에게 그런 말 안 해주던데? “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250유로 Passavant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데….

국경 직원이 나와서 차량이 8년 이상이 되었기 때문에 차를 못 들고 간다는 식으로 장황하게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뇌물이자 부패의 상징인 Passavant를 이야기하기 위해서 커버치는 설명이라는 걸 알기에 우리는 말을 자르고
“이미 다 알고 있어, 250유로 돈을 내야 하다는 것도 알고 있으니깐 다 설명 안 해도 돼!”라고 하니 알겠다고 그럼 서류 작업 진행하겠다고 말을 한다.

Passavant 서류에 대해서 250유로를 내는 건, 불법이다. 그리고 국경이 부패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 가지 더해서, 뇌물이다.


Passavant는 차량을 세네갈로 영구적으로 수입해서 사용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서류로 수입절차에 대한 서류가 완료되기 전까지 세네갈에서 임시로 차량을 운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즉, 우리 같은 여행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적용할 수 없는 것인데, 국경에서는 이것을 이용해서 외국인들에게서 돈을 갈취하는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Passavant라는 이 종이조각 같은 서류가 250유로… 싼 가격은 아니다.
대부분 국경을 건널 때 그 나라의 물가에 비례한다. 세네갈 그렇게 잘 사는 나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적용되지 않는 것을 굳이 적용해서 250유로를 뜯어내고 있는 것이다.

여하튼, 이것이 옳지 않음을 국경직원도 아는 터라 차가 오래되면 이 Passavant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을 하는 것이다. 빌딩 앞에서 만난 독일 친구도 우리가 오고 나서 이에 대한 Passavant를 알게 되었고, 그리고 국경직원에게 가서 따지고 난 후 (왜?! 아까 전엔 입국이 안된다고 했느냐!) Passavant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렇게 1시간이 지나고 2시간이 지나는데, 서류가 빌딩에서 나올 생각을 안 한다.
국경직원에게 물어보니 Passavant는 국경에서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세인트루이스에 회사가 있는데 그 회사에서 사장이 서류를 만들고 사인을 한 후, 직원을 국경으로 보내어서 서류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무슨 국경에 관련된 서류를… 그냥 일반 회사에 맡기냐?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미 이게 사기이자, 뇌물인 것을 알기에 얌전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그렇게 5시간 넘게 기다렸을까? 한 남자가 택시에서 내리고 손에는 서류가 들려져 있다. 국경직원이 우리 서류가 왔다고 말해준다.
드디어, 세네갈을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1월 1일을 세네갈에서 보내고 싶었기에, 타이밍 좋네라며 하고 있는데…

서류를 받아보니, 이에 대한 금액 250유로 따위는 적혀있지가 않다. 국경을 지나면서 이것저것을 명목으로 돈을 내라고 하는 걸 겪었던 터라, 이 250유로짜리 종이 조각에 금액이 안 적혀있다는 게 당황스럽다.
돈을 내는 건 문제가 아닌데, 신뢰가 없었던 터라..
이렇게 증빙 없이 내고 세네갈을 다니다가 “너희! Passavant 돈 냈다는 거 어디에 있어? 돈 내!” 이러는 상황을 겪을 까봐 국경직원에게 왜 서류에 금액이 안 적혀있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원래 서류에는 금액이 안 적힌다고 한다.
“그럼 지불했다는 것에 대한 영수증은 주시는 거죠?”라고 했더니, 이게 자신들이 발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영수증을 써줄 수 없다고, 사장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상황이야…?? 국경직원이 권위가 더 높아야 할 듯한데, 이 250유로 종이쪼가리 만드는 회사 사장의 권위가 더 높은 것 같다.
영수증이 안되면, 그냥 여기 온 회사 직원에게 종이에다가 250유로 지불했다고 적고 그 사람이름 적으면 안 되냐고 했더니… 그것도 보스 (회사 사장)에게 물어서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보스의 허락을 기다리고 있는데 국경직원이 우리에게 직접 연락하라는 것이다.
결국 whatsapp 번호로 그 보스라는 사람에게 문자를 보냈다.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택시를 타고 온 직원은 250유로를 내라고 하고, 우리는 이에 증빙을 달라고 하는 대치 상황에 있다가 결국 영수증을 받으면 돈을 지불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기다리던 직원은 택시 타고 떠나고, 우리도 빌딩 앞에서 다른 사람들을 막을 수는 없어서 다른 곳으로 차를 댔는데.
차를 주차하고 기다리는 동안 그 보스에게 문자가 왔다.
문자가 더 가관…
“누구도 나에게 뭘 시키고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어. 오늘은 영수증 발행해서 못 주니깐 내일까지 기다려”라고 하는 것이다.
어처구니탱구리가 없네… 영수증을 발행해!라고 시킨 게 아니라, 비용을 지불하였으면 이에 대한 증빙은 당연히 따라오는 것인데.. 이런 식으로 대답을 하는 것이다. 아니면 그 서류에 비용을 적던가! 떳떳하면 적을 수 있지 않나?
떳떳한 서류면 서류발행 시 영수증 발행도 당연한 거 아닌가?

아니 하물며 세네갈 국경에 차를 대놓으면 주차장 아저씨가 오는데 60센트에 대한 영수증도 직접 발행해 준다.
근데 250유로가 되는 금액의 서류 그리고 차량을 나라로 들고 오는 것인데, 거기에 대한 영수증을 원래 발행 안 한다니..

결국 우리는 그 보스와 실랑이 끝에 세네갈 국경에 갇히게 된다.
Passavant서류는 국경직원에게 있고, 여권도 달라는 것을 끝까지 설득해서 주지 않았다.
그렇게 새해전날, 2022년 12월 31일 세네갈 국경에 갇힌 채 보내게 된다.
세네갈 입국부터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만, 제일 중요한 건 정신 잘 챙기고, 이리되었든 저리 되었든 지금 이 순간에서 괜찮은 것들, 긍정적인 것들을 포커스 해서 정신줄을 잡기로 했다.

일단은 우리도, 차도 무사하며, 국경에서 만난 독일 친구 아스미아와 함께 2022년 마지막을 같이 보내게 되었으니 말이다.
내가 생각한 2023년의 새해맞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저래도 우리 둘 다 안 아프고 괜찮다.
새해엔 그 보스라는 사람이 영수증을 들고 오기만을 바래야지.

2023년 새해 1월 1일
아침에 일어나 그 사장님, 그 보스라는 분을 기다렸다.
문자를 보내니, 오는 길이라고 하는데... 세인트루이스에서 1시간 거리라는데 한시간이 지나도 안 온다.
계속 문자 폭탄을 보내긴 그래서 얌전히 기다림의 게임시작.
 
한참이 지나서야 사장은 도착했고, 그 사람은 마크와 아스미아에게 짜증 섞인 투로 화를 냈지만 어찌 되었든 영수증을 들고 왔다.
그리고 마크에게 계속해서 한가지를 주입했다.
“내가 Passavant를 강요한게 아니야. 니가 선택해서 하는 거야!”라는 식으로 말했다는 것이다.
이 말이 아이러니한게 우리에겐 선택지가 없다. Passavant를 들지 않으면 국경에서 보내주지 않는다. 국경에서 Passavant 지불하기 전까지 우리여권을 가져가겠다고 했었는데, 우리가 안된다고 설득한끝에 주지 않아도 되었었다.
솔직히 말해서 Passavant 안들었다고 해서 여권까지 가져가는 거면, 이건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 아닌가? 선택이 아닌 강요인 것인데.
이 말도 안되는 부패의 제도에 대해서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지만, 더 이상 이걸로 인해서 나의 여행을 기분 나쁘게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이미 24시간 국경에서 시간을 버린 것도 아까웠던 터라 250유로를 내고 영수증과 Passavant 서류를 받고 국경에서 나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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