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무료 캠핑하기 | 내가 캠핑하는 곳이,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에 나온 장소 였다니
by 캠핑카조아 루시 Campingcarjoa Lucy이번에 다시 들어오게 된 영국, 들어오기 전에 솔직히 좀 걱정을 했었다.
왜냐면… 이전에 팬데믹 시기에 잉글랜드에서 지내면서 좀 안 좋았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내용은 여길 클릭)
하지만 같이 여행했지만, 나와는 반대로 마크는 잉글랜드에 대해서 좋은 기억이 많았다.
같이 여행을 했어도 아무래도 보고 느끼는 건 달라서 그런지 마크는 영국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 걱정 1도 없었고, 현지인들과 쉽게 대화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메리트라면서 기대하고 좋아했었다.
그렇게 상반된 기대감?을 가지고 들어온 영국,
일단 캠핑장 비용은 예전에 비해서 많이 올랐고 새로운 나라를 들어오면 2~3일 정도 한 곳에서 지내면서 재 정비를 하는 터라
캠핑장에서 2~3일정도 지내기는 좀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무료로 지낼 수 있는 장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런던 남쪽에 한군데에 무료로 캠핑을 할 수 있는 주차장을 찾았고, 리뷰를 보니 일부 캠퍼들이 이곳에서 몇 박을 해도 문제가 없다는 글들을 보았다.
그래서 도착하게 된 Albury.
근데 차를 몰고 들어오자마자 여기 왠지 너무 익숙하다!
맞다. 이곳은 우리가 팬데믹 시기에 왔던 곳이다.
나는 여기에서 내 생에 처음 Karen을 경험했던 곳으로…
그때 아침에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 백인 중년 아주머니가 오셔서 우릴 신고하겠다고 하셨던 곳;;;
들어오자마자 그때의 기억이 상기되고, “진짜? 여기에 몇박해도 되는 거야? 우리 또 쫓겨나는 거 아니야?” 고민하는데
일단은 그전까지 너무 매일 움직였고 바쁘게 다녔기에 여기에서 2박 정도를 하며 에너지 충전을 하면서 분위기를 살펴보기로 했다.
그렇게 다른 캠핑카들이 주차되어 있는 곳 근처에 자리를 잡고 살짝 숨어서 지켜보다가 옆에 프랑스 번호가 적힌 캠핑카 여행자와 인사를 나누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먼저 질문한건, 여기에서 며칠 동안 지냈어? 여기서 몇 박 해도 괜찮아? ㅎㅎㅎ 이때까지만 해도 쫓겨날까 봐 걱정이 많았던 나였다 ㅎㅎ
근데 친구들이 말하길, 자기들은 이곳에서 3주동안 지내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고 했다.
3주를 지내면서 문제가 없었다면 몇박하는건 문제가 안 되겠지라는 생각에, 나름의 안도의 숨이 쉬어진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이곳에서 일주일째 지내고 있다 ㅎㅎ 이렇게 오래 지낼 생각은 없었지만, 인터넷으로 주문한 심카드를 우편물로 받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일주일째 이곳에서 지내면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비가 내리고 있다. 그래서 밖에서 지내는 시간은 적지만 딱 하루잠깐 낮에 날씨가 화창해져서 근처 마을까지 산책을 하게 되었는데
이거 진짜 무슨일!! 너무 이쁘다.
영화에 나올 법한 풍경들이 펼쳐진다. 오랜만에 해가 쨍쨍해서 기분도 좋은데, 하이킹 길도 이쁘니 발걸음이 정말 가볍다.
그리고 사람들은 어쩜, 이렇게 친절한지 눈 마주치면 인사하고 인사를 잘 받아준다 ㅎㅎ
실은 이게 원래 문화상 맞는거지만, 이전에 경험했던 게 그리 좋지 않아서 그런지 작은 제스처에 나는 완전 감동한다. 하이킹 길은 이쁘고, 사람들은 웃으며 인사하니 내 발걸음이 날아갈 것 같다.
그렇게 도착한 마을은 쉐어.
운전을 하면서 지나쳤던 마을이었는데, 슈퍼마켓이 있던 것을 잠시 봤던 터라 산책 겸 장도 보기 위해서 선택한 마을이었다.
근데, 이 마을 정말 정말 무슨일??
너무 이쁜 게 아닌가? 잉글랜드 마을들이 이쁜 건 알고 있었지만 이 마을은 이때까지 봤던 마을 중에서 제일 이쁜 거 같다. 하물며 옛날에 감옥으로 쓰였던 집도, 이쁘다.
나는 이 마을 걸어 다니면서 마크에게 이 마을 로맨틱 홀리데이 영화에 나왔던 집들 같다면서, 진짜 전형적인 영국 로맨틱 영화에 나오는 마을 모습 같다면서 그랬는데….
근데 진짜 로맨틱 홀리데이 영화를 찍었던 곳이었다.
이걸 알게 된 건, 산책을 다 마치고 다시 캠핑카로 돌아와 이웃에게 쉐어 마을까지 산책한 이야기를 막 털어놓았는데 이웃이 거기 로맨틱 홀리데이 영화 찍었던 곳이라고 말해주는 것이었다.
나는 거기에서 비명을 질렀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이자, 매년 2번씩은 보는 영화인데.. (기분이 다운되어 있을 때와 크리스마스 시즌이 가까워올 때) 그걸 찍었던 곳이 거기라니!!!!
그러고 나서 폭풍 검색을 시작해서 알아보니,
나도 모르게 끌려 들어간 교회는 브리짓존스의 일기에 나왔던 교회였고,
산책길에 작은 다리가 이뻐서 건너봤던 곳은 카메론 디아즈가 주드로를 다시 만나러 가기 위해 질주하던 장면에서 나왔던 다리
맥주 한잔이나 할까? 하고 기웃거렸던 펍은, 카메론 디아즈와 주드로가 만났던 술집 장면에 나왔던 곳이었다
그걸 알고 나서, 나는 완전 소름에 튜비 안에서 오 마이갓을 외치며 비명을 질렀다.
안 그래도 마을이 이뻐서 다시 한번 가기로 했는데, 이걸 보니 이번에 가면 사진을 단단히 찍어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내 최애의 영화 중 하나인 로맨틱 홀리데이 그걸 찍은 곳에 있다니.
Albury 마을에서 Shere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고, Shere 쉐어 마을까지의 하이킹 길은 정말 이쁘다.
걷다 보면 나오는 큰 나무들과 끝없이 펼쳐진 잔디는 영국의 목가적인 분위기를 제대로 보여준다.
쉐어 마을 근처에 다와 가면 한쪽에서 시냇물이 흐르는데 그 흐르는 물들 과 우거진 나무들로 인해서 풍경이 한껏 더 아름답다.
쉐어에 도착하면, 뭐 두말할 것도 없이 잉글랜드의 전형적인 작고 아기자기한 cottage가 보이고
메인 도로로 들어가면 작은 상점들이 들어서져 있다. 아이스크림 가게부터, 차를 마시는 티샵, 빈티지샵, 그리고 제로웨이스트 상품을 파는 가게가 있는데.
나는 밖에서 보이는 분위기에 끌려 제로 웨이스트 가게를 갔는데. (처음엔 제로웨이스트 가게인지 몰랐다.)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팔고 이쁜 게 많아서 끌려간 거였는데, 거기에서 영국을 딱 생각나게 하는 장바구니 타프 가방이 마음에 들어서 바로 구매를 해버렸다.
가게 주인분이 너무 친절하고 대화하는 걸 좋아하셔서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나왔는데, 올해 영국 날씨가 이상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현재 여름이여할 영국은, 가을을 생각나게 할 만큼 비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내리고 있다.
그와 함께 추운 날씨라 다들 가을 옷을 입고 다니는데, 영국분들에게 원래 날씨가 이래요? 이렇게 물어보면 다들 날씨가 미쳤다고 말씀해 주신다. (나만 영국날씨 미쳤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다행일 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비가 내리고 흐린 날씨로 인해서, 우리는 전력난을 겪고 있는데 쏠러 패널을 펼쳐도….. 해가 없으니 충전이 잘 되지 않고 있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오다 보니 나는 싼 장화라도 구매해야 하나?라고 심히 고민 중에 있기도 하다. 그 정도로 비가 많이 온다. 부슬부슬 이렇게 내리는 비가 하루종일 내리긴 하는데, 가끔씩 소나기처럼 미친 듯이 퍼붓기도 한다.
현재 유럽은 폭염으로 인해서 40도를 찍고 있다는데, 이상기온으로 인해서 영국은 여름이 사라진 듯하다.
이 비를 조금 나누어서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로 갔으면 좋겠는데….
여하튼, 만약 영국으로 들어온다면 아마 도버에서 제일 가까운 무료 차박 장소이다. 그리고 런던 남쪽에 위치해 있고 오기 전에 H mart (한인마트)를 들려서 오기도 괜찮다.
이곳을 무료라고 적긴 했지만 QR 코드로 도네이션, 기부를 받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만약 몇 박을 지내면서 여독을 잠시 풀 예정이라면 QR 코드로 기부를 조금 하거나 아니면 여기에 있는 카페에서 무언가를 사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이 도네이션은 의무는 아니지만, QR 코드 시스템을 도입한 후 캠핑카 여행자들, 밴라이퍼들을 이곳에서 지낼 수 있게 하는 거 같으니,
만약 이곳에 올 예정이라면, 소량의 돈을 QR 코드로 기부를 하거나 카페를 이용해서 무언가를 사먹는 것을 꼭 추천하고 싶다.
(참고로 난 하나카드를 쓰는데 영국 와서 카드 결제가 승인이 잘 안 됨… 그래서 QR은 시도하지 않고.. 카페가 열었을 때 사 먹었었다. 카페의 음식 가격이 좋은 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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