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J 루시의 캠핑카 세계여행

스코틀랜드에서 꼭 해봐야 할 무료 투어, 전통 무두질 공장 업사이클링 지속가능 제품을 만드는 Skyeskyns

by Campingcarjoa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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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지는 날씨에 미리 하일랜드를 보고 내려오면서 로우랜드를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우리는 스코틀랜드를 들어오자마자 에든버러를 보지 않고 바로 하일랜드로 향했다.
그렇게 하일랜드의 북쪽을 둘러보고 내려오면서 스카이섬으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스카이 섬에서 꼭 하고 싶은 무료 투어가 있었다.
그건 바로 전통방식을 따르는 무두질 공장 투어인데, 이 무료 투어는 Skyeskyns이라는 곳에서 진행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메인 도로를 빠져나와서 Skyeskyns으로 향했다. 스코틀랜드 하일랜드를 올라오고 나서는 운전하는 길이 그림의 한 폭 같아서 매번 운전할 때마다 감탄을 하게 된다.


Skyeskyns은 조금 외진 곳에 있는데, 아무것도 없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집들이 그나마 모여있는 곳들을 보게 된다.

그곳에 Skyeskyns이 있다.
도착해서 보니,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우리는 그곳에 튜비를 주차시켜 놓고 바로 하얀 하우스 형식의 건물로 들어갔다.


1층은 오픈이 되어서 바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그곳엔 양고기 냄새가 확 났다. 안에 사람은 없었고 대략 훑어보니 여기에서 양털제품을 가공하고 만드는 무두질 작업장 같아 보였다.
우리가 갔을 땐 1층에 사람이 없어서 바로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 올라가니 양털 제품과 다양한 상품을 팔고 있었고 거기에서 그레이스라는 세일즈 여성을 만나게 되었다.
나는 양털 제품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그것보다도 어떻게 제품을 만드는지가 제일 궁금했다.

거기다가 무료 투어라니!

영국 들어오고 나선 어딜 가도 입장료, 어딜 가도 주차비 등등 숨만 쉬어도 돈이 줄줄 나가는 곳이라 무료투어가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여기에 있었다.
그레이스에게 혹시 지금 무료투어를 하느냐고 물어보니, 당연히 한다며 우릴 1층으로 데려와서 작은 무두질 작업장에서 어떻게 양털 제품을 만드는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설명을 해주고 약간의 시범을 보여줬다.

무료 투어이지만 정말, 과정의 한 단계 한 단계가 너무 신기했고 배우는 것도 정말 많았다.
모로코에 있었을 때 페즈에 가서 테너리(무두질 작업)를 멀리서 보았고 다큐멘터리도 보았지만,

스코틀랜드, 여기에서 하는 무두질 방식은 달랐고 전통적인 도구들이 있어서 설명을 듣는데 흥미로웠다.   
투어는 영어로 진행되어서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큰 TV 스크린에서 작업 과정을 담은 영상이 나오기 때문에 영어를 못해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투어 도중에 알게 된 것은 
이곳은 양털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양을 도축하는 게 아니라, 식자재로 쓰이는 양을 도축하고 버려지는 가죽을 들고 와서 제품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이곳을 설립한 사람은 부부인데, 현지 농부들이 도축을 하고 양가죽을 그냥 벌판에 버리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 양가죽이 자연에서 썩어가도록 두는 것을 본 이후, 버려지는 양가죽을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양털제품을 만들게 되었다고 했다.  
즉, 여기에서 나오는 양털제품들은 업싸이클링이 된 것이다.
그리고! 내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들려고 하는 동시에 제품을 만드는 과정과 배달까지 친환경적으로 바꾸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내 마음을 완전 흔들어 놓았다. 나는 물건을 잘 사지도 않지만, 사더라도 오래 사용하는 편이다.
내가 산 제품을 내가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서 기부를 하거나 버린다고 해서 그것이 그냥 공중에서 자연적으로 분해해서 사라지지 않는 것을 알기에 나는 뭔가를 구매할 때 고민하고, “정말 필요한 것인가?” “오래 사용할 수 있을까?”를 항상 생각하고 살핀 후 산다.
근데 이런 내 생각을 잘 반영해 준 것이 이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속가능한 제품 만들려고 한다는 말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그렇게 그레이스의 무료투어를 끝으로 2층 상점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면 한쪽에는 양털 제품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1층에서 3주 동안 걸쳐서 만들어진 제품이 전시되는 것이다.
다양한 양모의 재질이 있었고, 이 제품 중에서 약간의 퀄리티가 떨어진 것은 반려동물을 위한 카펫이 되어서 판매되고 있었다.
날씨가 추워지다 보니 우리 역시 차 안에 조그마하게 깔 양털 카펫을 보고 있었는데, 반려동물 사이즈도 우리 차에 깔기엔 너무 큰 터라 사지는 못했다.

대신 2층에 전시된 제품 중에서 넥워머와 핸드워머 중에서 고민 고민을 하다가 넥 워머를 선택했다.
핸드워머도 너무 가지고 싶었지만, 장갑이 있는터라 핸드워머는 과감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제품의 질이 좋아서 구매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양모로 된 스웨터부터 시작해서, 쿠션… 가방 등등..
그중 스웨터도 너무 이뻤는데, 그곳을 서성이니 마크가 “스웨터 이쁜데 하나 골라서 사지?”라는 말에 엄청 흔들려서 “살까?”라고도 생각했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니 포기가 쉽게 됐다.
밴라이프를 하다 보면 아무래도 스웨터 제품은 관리가 힘들기도 하고, 코인 빨래방에서 빨래가 안되면 손빨래 생각하니 고개가 바로 절레절레 ㅎㅎ
그냥 스코틀랜드로 관광 왔다가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는 거였다면 제품 몇 개를 사서 갔을 것 같다.



2층에 전시된 제품들은 Skyeskyns에서만 만든 제품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만든 제품도 전시되어 있다.
전시된 제품들은 친환경적인 제품 또는 업사이클링을 하는 회사에서 만든 것들이기 때문에 제품을 구매할 때도 뭔가 나름 뿌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제품들은 made in UK이며, 이 이유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2층에 전시된 제품은 UK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무료 투어에서 전통 무두질에 대해서 배웠고, 완성된 제품은 2층에서 볼 수 있으니 더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나처럼, 하나의 제품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나오는지 궁금하다면
그리고 영국에서 눈만 돌리면 보이는 양들에게서 어떠한 제품이 나오는지 궁금하다면
Skyeskyns에 가서 꼭! 무료 투어를 해보길!

 


나는 지속가능한 제품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편이다.

이 무료 투어를 하고 나서 나는 Skyeskyns 웹사이트에 가서 지속가능하도록 어떠한 노력을 하는지 알아보았다.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ㅎㅎ 나는 이런 거 좋아함.)

-모든 포장은 생분해되는 포장재료를 사용한다는 것
-제품의 재료는 주변의 농장 또는 영국 안에서 구한 다는 것 (주변 농장, 인버네스, 웨일스 가까운 곳을 우선시)
-배달은 전기차로 한다는 것
-무두질에 들어가는 전기는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것 (뭐… 쏠러, 풍력발전이 아닐까?)
-무두질에서 연화작업등에 들어가는 재료는 친환경적 재료 나무껍질 이랬나? 투어 때 들었는데.. 이해를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다.

내가 이때까지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회사광고들을 보고 그 회사들 웹사이트 들어가서 다 파봤는데, 제대로 설명한 곳은 없었다. 지속 가능한 제품, 친환경적인 제품이라고 광고만 할 뿐 어떤 노력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고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있으며.. 등등  "그린워싱"하는 회사들이 꽤나 많았다. 

근데 Skyeskyns의 경우 제품 생산과정, 포장, 배송 등에 대해서 꽤나 구체적이게 잘 적어놓았었다. 무료 투어 중 알게 된 공정 과정도 마음에 들었지만, 아무래도 웹사이트에서 글을 읽으면서 더 마음에 들게 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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