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로 세계여행을 하면 비용은 과연 저렴할까? 캠핑카 세계여행 비용에 대해서 5년간의 이야기들
by 캠핑카조아 루시 Campingcarjoa Lucy
예전에, 유튜브 댓글에서 차로 가면 숙박값이 절약입니까? 장점 단점을 알고 싶어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댓글로 간단하게 적으려고 했지만, 댓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블로그에 한번 정리해서 적어보도록 해야겠다고 답변을 드렸는데. 오늘 문득 이 질문이 생각나서 내 기준으로 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물론, 내 기준이고 내 생각이기 때문에 이렇게 캠핑카로 여행하는 사람들 마다 다를 수 있다는 건 꼭 유념해 두기를~
우린 자작 캠핑카로 여행한 지 5년 차이다. 5년 동안 캠핑카에 살고, 길에서 여행하는 여행자이다.
캠핑카로 세계여행을 하면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지? 그리고 이렇게 여행하기 때문에 집에 돈이 많아서 그렇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
집에 돈이 많아서, 집에서 돈을 주기 때문에 이렇게 여행하는 게 아니다. 아니.. 집에 돈이 많아서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신 분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신지 모르겠다.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부모들이 옛다~ 여행해라 하면서 돈을 주는 게 이상하지 않나?;;; 난 그게 더 이상한 거 같은데..
여하튼 그런 분들의 생각은 나와는 좀 많이 다른 거 같고, 나는 직장 생활하면서 벌어 놓은 돈으로 캠핑카 여행을 하고 있다.
그렇게 많은 돈을 쓰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적은 돈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직장 생활할 때 썼던 돈보다는 매달 나가는 생활비나 여행비등이 작은 건 사실이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할 때 나가던 생활비, 여행비보다 작다고 생각하면.. 믿지 않겠지만
정말 그렇다. 그건 지금 우리의 (마크와 나) 생활 방식이 예전과 달라서 그런 거일 수도 있겠지만, 직장 생활할 때는 주말에 스트레스 푼다고 술, 음식 등에 관련한 돈을 많이 썼었다.. 정말 아주 많이 썼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까워죽겠지만, 그때는 스트레스가 증가할수록 나갔던 돈이 많았었고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증발했을지도 모른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깝지만, 그땐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썼던 돈들..)
캠핑카로 여행하면 돈이 많이 나갈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어떻게 여행을 하고 쓰느냐에 따라서 다르다.
캠핑카로 여행을 하면서 제일 많이 나가는 돈은.. 딱 세 가지다.
1. 기름값
2. 식비
3. 자동차 고장으로 인한 수리
캠핑카로 여행을 하는 여행자들을 만나서 이야기해 보면, 다들 행복에 가득 차있다. 물론 항상 행복한 건 아니지만, 분위기 자체가 긍정적이고 행복이라는 게 자신들도 모르게 하나씩 흘러나온다. 이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다들 이렇게 말한다. “캠핑카로 여행하니 사회생활할 때 가졌던 소유욕, 물욕이 그리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 기름값과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식량만 있다면 걱정할 게 없어.” ( 물론 이 답변엔 차가 고장 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단순한 답인 거 같지만, 정말 기름값과 본인들이 먹을 식비만 커버되면, 비용에서 나갈 것들이 별로 없다.
기름값과 식비는 거의 고정비용으로 따져야 하고 줄이려고 해도 줄일 수 없는 비용이기도 하다. 그래서 캠핑카 여행자들의 매달 비용을 알아보면 기름값과 식비가 제일 많이 차지한다.
물론 차가 고장 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매달 제일 많이 나가는 비용이고..
차가 고장이 나면, 이 수리비가 어마어마하게 나오기도 하는데.. 이건 어느 나라에서 고치느냐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이 된다.
모로코, 터키 등에서 수리를 하면 유럽에서 고치는 비용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고장에 대한 수리비가 많이 나가지 않지만..
만약 유럽에서 고장이 나게 되면, 이에 대한 수리비로 인해서 생활비에 타격이 오기도 한다.
우리는 정비소를 여러 나라를 갔었는데.. 여행 초기에 차에 문제가 있어서 러시아, 몽골에서 거의 수리를 했었고 그때 이후 그리 큰 문제는 없었다.
러시아, 몽골의 정비소의 비용은 정말 좋았고, 수리 비용을 받지 않으시거나 또는 비용을 많이 깎아서 청구해 주시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 1년~2년 차에는 자동차 수리비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스페인 기아정비소에서 클러치 교체에 관한 견적을 받았는데 200만 원 넘는 돈이었나? 그렇게 나왔고..
이번에 독일에서 드럼브레이크 패드와 피스톤을 교체하는데 거의 100만 원이 나왔다.
한국이었다면 이 정도의 수리비가 나올 리가 없지만, 외국에서 외국차량을 들고 여행을 한다는 건 어찌 보면 정비소를 찾을 수 있다는 거 하나에 감사해야 하고, 부품이 있음에 기뻐해야 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비용은 감수를 해야 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나가는 생활비는 작지만, 차 고장이 났을 때는 고장정도에 따라 그리고 나라에 따라서 비용이 정말 작고 클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차량에 따라서 고장 나는 정도에 따라서 캠핑카 여행이 저렴하지 않고, 다른 여행보다 비쌀 수 있다.
참고로 글을 적을 때 자신의 차량에 따라서라는 말은 “이 모델이 덜 고장 나요”라는 말이 아니다. 가끔 이 차량 모델이 잘 고장 난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같은 차량 즉 같은 모델로 여행을 하더라도 고장 나는 것이 있고 아닌 것들이 있기 때문에 이 차량으로 가면 잘 고장 나요 라는 말은 아니다.
캠핑카로 여행을 하면서 비용에서 제일 많이 차지하는 3가지 부분을 적어보았고, 이번에는 캠핑카로 여행하면서 나가는 비용 ”의, 식, 주”로 나눠서 적어보려고 한다.
<의- 옷 >
캠핑카 여행을 하다 보면, 옷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물론, 계절에 맞는 옷은 꼭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할 때처럼 품위 유지를 위해 사야 하는 옷들, 유행을 따라서 사야 하는 옷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된다. 이쁜 옷도 좋고, 드레스도 이쁘지만, 캠핑카 여행을 하다 보니 이쁜 옷보다는 기능에 중점을 두고 튼튼한 옷들 퀄리티가 좋은 옷들을 찾게 된다. 자연에서 캠핑을 하면서 불도 피우고, 더러운 오수도 버리고 하다 보니.. 이쁘고 세탁하는데 힘든 옷들 보다는 빨리 마르고 따뜻한 옷들, 편한 옷들에 먼저 손이 가게 된다. 그렇다 보니 옷에 대한 비용은 사회생활할 때 보다 줄어든 편이고, 정말 필요한 옷이 아니라면 사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캠핑카라는 것이 공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옷 하나를 사면 하나를 꼭 버려야 되는 규칙이 있다. 집에서 살 때와는 달리 다른 곳에 계속 쟁여 둘 수가 없다. 그리고 우리는 환경 다큐멘터리를 많이 보는 터라.. 옷쓰레기 산을 보고 나서는 책임감 있는 소비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구멍 난 옷들은 바늘로 꿔 매서 입고 정말 입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을 때 버린다. 이건 우리의 생활방식인지라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겠지만, 우리는 이렇게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옷에 대한 소비가 거의 없는 편이다. 참고로 우리는 영국에 있을 때 기부 상점, charity shop에서 꼭 필요한 옷들만 구매했고, 구매 시에는 브랜드보다는 옷의 천의 퀄리티를 보고 구매를 했다.
<식-음식>
캠핑카 세계여행을 하면서 제일 좋은 점은 식비가 그나마 다른 여행방식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캠핑카 안에 주방이 있고 다른 현지인들처럼 슈퍼마켓에 가서 장을 보고 만들어 먹기 때문에 밖에서 사 먹는 것보다는 비용이 저렴하고, 한식을 먹고 싶으면 한식을 만들어서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는 2명이기 때문에, 영국에서 외식을 한다면 기본으로 70파운드~80파운드(12만 원~13만 원) 정도는 내야 하고, 다른 유럽국가 (프랑스, 독일) 같은 경우에도 한 사람에 50유로~60유로(7만 원~8.7만 원) 정도는 내야 한다.
한 끼 외식비용으로는 그리 비싸진 않지만, 우리는 매끼를 챙겨 먹으면서 다녀야 하는 여행자이고, 외식비로 이렇게 매번 내게 된다면.. 너무나 부담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먹는 끼니는 현지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만들어 먹고 있고 그렇다 보니 식비가 다른 여행에 비해서 저렴한 편이다. 그리고 먹고 싶은 한식이 있다면 내가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 그게 또 다른 장점이라고 해야 할까?
참고로, 모로코나 포르투갈은 외식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밖에서 사 먹을 때가 많았고, 스페인 역시 외식비 (타파스, 핀쵸)가 저렴했기 때문에 밖에서 자주 사 먹었었다. 먹고 싶은 음식, 그 나라에서 먹어야 하는 전통음식들은 물가가 비싸더라도 한 번은 외식을 했었다.
*유럽에서도 나라마다 물가가 많이 차이나는 편이다. 프랑스보단 독일 장바구니 물가가 저렴하고 맥주 가격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프랑스로 들어가야 한다면 독일에서 맥주를 엄청 사서 들고 가기도 했고, 스페인에서는 하몽 종류가 다양하고 저렴했기 때문에 포르투갈이나 프랑스 들어가기 전에 하몽을 많이 사서 들어갔었다. 캠핑카로 여행하다 보면, 나라마다 장바구니 물가가 어느 정도 다른지 체감하게 되고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나라별 장바구니 물가를 품목마다 비교를 해놓았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나라 이동 시에 확인해 보고 저렴한 나라에서 미리 사서 이동을 했었다.
<주-집>
캠핑카로 여행을 하면, 주거에 관련해서는 이미 해결되었기 때문에,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어디에 캠핑카를 주차하느냐에 따라 이에 대한 주거비? 숙박비가? 가 들어가게 된다.
캠핑카로 여행을 하게 되면 캠핑카를 주차하는 곳은 대략 1. 노지 캠핑 2. 무료캠핑장 3. 주차장/ 캠핑카 주차장 4. 캠핑장으로 나뉜다.
자연적인 장소를 찾아서 노지 캠핑을 하게 된다면, 이에 대한 숙박비는 0원이다.
무료 캠핑장이라고 적었지만, 무료 캠핑장 중에서도 시설사용이 무료인 경우가 있고, 아닌 경우가 있다. 만약 무료 캠핑장인 데다가 시설사용료가 무료인 경우에는 당연히 숙박비가 0원이 된다. 하지만 무료 캠핑장 중에서도 주차는 무료이지만, 시설 사용에 대해서는 유료인 경우가 있다. 덤프스테이션 사용비, 식수비용, 전기사용에 대해서 사용 시마다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화장실 비울 때 1유로, 식수 100L 채울 때 1유로, 전기 1시간 사용 1유로 이렇게 예를 들었지만, 비용은 무료 캠핑장마다 다르며 만약 24시간 전기를 사용해야 한다면 유료캠핑장이 무료캠핑장보다 싼 경우가 있다.
그리고 주차장/ 캠핑카 주차장이 있는데, 이 경우 역시 무료일 경우도 있고 유료일 경우도 있다. 주로 도시 근처에서 1박을 하면서 지내게 되는 장소이기도 하고 도시의 사이즈에 따라서 나라에 따라서 비용은 유료 캠핑장 보다 비쌀 수도 있고, 쌀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캠핑장은.. 비수기와 성수기에 따라 비용이 많이 달라지는데, 관광도시 근처에 있는 경우 당연히 캠핑장 1박의 비용이 비싸다. 하지만 관광도시 근처에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캠핑장 1박 사용이 비싼 곳들이 있다.
캠핑카로 여행하니까 주거가 해결되어서 비용이 저렴하겠네요? 할 수도 있는데 이건 어떤 곳에서 캠핑을 하느냐에 따라서 저렴할 수도 비쌀 수도 있다.
그리고 캠핑장이라고 해서 비용이 숙박시설(에어비앤비, 호텔) 보다 싼 건 아니다. 캠핑장 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쌀 때 우린 에어비앤비를 검색해 보는데.. 에어비앤비 비용이 캠핑장비용보다 싼 경우가 있었다. 이럴 때 우린 캠핑장보단 에어비앤비를 선택했었다.
왠지 캠핑장이면 호텔보다, 에어비앤비보다 쌀 것 같지만 아닌 경우도 있기 때문에 캠핑장을 사용할 때 자신의 기준과 비용 기준을 정해놓아야 주거비에 대해서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
참고로 예전에 SUV로 4년째 여행하시는 커플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여행하면서 한 번도 유료캠핑장을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하셨다.
진짜 개인적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존경심이 들 정도였다. 이 커플의 경우에는 이야기해 보니 4년 동안 유료캠핑장을 간 적이 없기 때문에 주거비가 0원이 들었다고 했다. 이렇게 노지 캠핑 위주로 하면 주거비가 하나도 안 나갈 수도 있다.
글을 쓸 때 초반에는 생활비중 제일 많이 나가는 비용에 대해서 적어보았고, 사람의 생활에 필요한 기본 3가지로 나누어서 들어가는 비용을 적어 보았다.
그리고 이 비용에 대한 이야기는 5년 동안 캠핑카 세계여행을 하면서 들어간 우리의 비용과 우리가 소비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
우리는 캠핑카로 세계여행을 하기 때문에 다른 여행의 방식과 달리 비용이 저렴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불편한 부분도 있지만 (오수 버리기, 물탱크 채우기, 자동차 고장 등등), 내 집이기 때문에 편안함과 안락함이 호텔과 에어비앤비 보단 마음적으로 편하고, 내가 쓰는 식기 도구들이 내 것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생활하지만 심적으로 안정적이고 편함을 느낀다. 그래서 다른 여행을 한다면 이 심적으로 편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조금 더 돈을 더 쓸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것들을 고려해봤을 때 내 기준에서는 캠핑카 여행이 다른 여행보다는 비용이 저렴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쓰는 비용이 다른 여행자들에 비해서 많이 드는 것일 수도 있고, 적게 드는 것일 수도 있다. 캠핑카 여행자를 만나면 특히 한국분들을 만나면 매달 생활비가 얼마나 나가는지 물어보는데.. 우리는 만나는 분들 중에서는 항상 중간이었던 것 같다.
우리보다 생활비가 덜 나가는 여행자들도 봤고, 정말 생활비가 어마어마하게 나가는 분들도 봤다.
이건 개인이 소비하는 것에 대해 가치를 얼마나 부여하고 중요한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에서 직장 생활할 때 보다 생활비가 덜 나가고, 행복은 예전보다 더 커졌다는 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하하.. 이걸 간단하게 추려서 댓글로 쓰려고 했다니;; ㅎㅎ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나 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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