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세계여행 5년차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캠핑카여행과 생활의 단점
by 캠핑카조아 루시 Campingcarjoa Lucy
캠핑카 세계여행을 하고 싶어서 막연하게 알아보기 시작한 캠핑카, 그리고 캠핑카 자작까지 소소한 경험이 쌓이고 쌓여 현재 우린 세계여행을 하고 있다.
초보 캠핑카 여행자로 단기 차박만 하면서 한국에서 여행을 하다가 캠핑카를 들고 러시아로 떠나면서 유라시아 횡단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여행 초반은 모든 게 신기했고, 내 차에 대해서 알아가기도 하고 거기다가 대부분의 모든 것을 캠핑카 안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겐 신세계였다.
근데 6개월이 넘어가기 시작하고, 1년, 2년이 넘어가면서
“나는 이 생활이 다른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 좋지만, 이런 라이프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금방 질리거나 힘들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캠핑카세계여행과 생활의 단점을 낱낱이 적어보려고 한다.
1. 캠핑카에서 생활하며 세계여행을 하려면 일반적인 부지런함으로는 부족하다.
캠핑카에서 산지 5년 차이면서 여행자이지만, 정말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라면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인 부지런함 으로는 캠핑카에서 일어나는 생활 그리고 여행을 커버하기엔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 자신이 사용하는 청수, 오수 관리는 물론 화장실도 신경을 써야 하고 거기다가 사용하는 전력량도 확인해야 하는 등 이것저것 봐야 할 것들이 관리해줘야 할 것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일반적인 부지런함으로는 커버가 안 되는 경우가 생긴다. 청수가 없다면 물을 채울 곳을 찾고 물을 채워야 하고, 오수가 다 찼다면 오수를 버릴 곳을 찾아야 한다.
거기다가 똥분해제를 넣는 일반 캠핑카 화장실의 경우, 덤프스테이션을 찾아서 버려야 한다.
집에서 생활한다면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부분을 캠핑카에서 살고 있는 주인은 직접 모든 걸 다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활을 하는 것에 대한 관리와 시간 그리고 노동이 자주 든다는 것이 단점이다.
물론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 일수도 있지만, 이렇게 생각한다면 좀 와닿을 거 같다.
만약 당신의 캠핑카의 청수와 오수를 3일마다 채우고 버려야 한다면? 그리고 화장실은 2일마다 버려야 한다면? 이것을 여행 기간 내내 반복해야 한다면…?
물론 예를 들어서 3일 마다라고 했지만, 청수와 오수의 경우 사람마다 사용하는 물의 양에 따라 그리고 청&오수 탱크의 양에 따라서 채우고 비우는 주기가 다를 수 있다.
우리 같은 경우에는 하루에 대략 20L의 물을 사용하고, 정수 물은 하루에 4.5~5L를 사용한다. 즉 성인 2명 하루에 사용하는 물의 양은 25L 정도이다. 그리고 우리 청수 탱크가…65리터였나? 여하튼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그 정도 선인데, 우리는 여분의 물통도 있기 때문에 여분의 물통에 물을 채우면 4일 간격에서~5일 간격으로 해서 청수를 채우러 간다.
2. 오수, 화장실을 비운 다는 건 비위가 좋아야 한다.
자신이 몸에서 나온 것들을 본다는 건 그리 즐겁지 않은 경험이다. 물론 똥분해제가 있기 때문에 나름 자세한 디테일은 안 보이지만, 그래도 버릴 때 나는 냄새 그리고 덤프스테이션에 잘 못 겨냥하면 몸에 튀는 등..ㅎㅎ 그런 일들이 발생한다. 그리고 더워지는 여름이 오면, 똥분해제를 써도 화장실에서 냄새가 난다. 그래서 우린 여름엔 똥분해제를 2개씩 넣어서 썼었다.
그리고 포타파티의 사이즈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사이즈가 커지면 비우는 주기가 길어지는 대신 버리러 갈 때 들려면 무겁다.
우리는 컴포스팅 토일렛을 사용하기 때문에, 작은 볼일은 매일 버려주고 큰 볼일은 5일~7일에 한 번씩 버려주기 때문에 화장실 케어에 대해선 좀 자유롭게 벗어난 편이다.
덤프스테이션을 따로 찾을 필요 없고 큰 볼일은 쓰레기통에 버려주면 되어서 편하게 사용하고 있다.
3. 배터리가 없으면 모든 게 올 스탑
하우스 배터리에 배터리가 없다면, 캠핑카생활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게 없어진다. 즉, 정전이다.
전등도, 물 펌프도, 핸드폰 충전도, 냉장고도 모든 게 올 스탑. 그래서 하우스 배터리의 용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그리고 내가 사용하는 전력량을 대략 알고 있어야지 이런 정전을 방지할 수 있다. 주행 중 충전기가 있고, 쏠러 패널도 있다면 그리 걱정은 안 해도 되지만 만약 주행할 예정이 아니고 겨울이라 태양광을 받을 수가 없다면.. 아니 조금이라도 충전이 되지만 내가 사용하는 전력량에 비해서 미미하게 충전이 된다면, 충전할 곳을 찾아봐야 한다. 위의 내용과 같이 배터리 역시 자주 체크해줘야 한다는 것이고, 자신이 사용하는 전력량을 알아야 어느 정도 루트를 짜기도 캠핑장을 찾는 것도 편하게 된다. 매일 유료 캠핑장에서 지낸다면 오수도, 청수도 화장실도 전기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4. 치워도 치워도 쉽게 더러워지는 공간, 여행하는 나라에 따라선..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것
매일 바닥을 청소기로 돌려도 걸레로 닦아도, 차 문을 여는 순간 금방 더러워진다. 캠핑을 하는 위치에 따라서 지역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바람의 방향에 따라 캠핑카 안으로 모래가 엄청 들어오거나, 옆에 차가 지나가면서 만든 흙먼지도 쉽게 들어온다. 그러다 보니 일반 집보다는 캠핑카 안은 빨리 흙먼지가 쌓이고 쉽게 더러워진다.
문만 열면 더러워지니 잘 안 치우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나중에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 여행하는 나라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캠핑카에 쥐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아직 우리는 그런 경우가 없어서 다행이지만… 캠핑카 안에 차 안에 쥐가 들어온 경우를 봤는데, 정말 최악이었다.
바닥에 약간의 음식이 흘러 있어도, 냄새 맡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차박을 한다면 항상 차문 쪽을 조심하고 바닥에 흘러있는 음식은 없는지 확인하고 잘 치워줘야 한다.
5. 텐트밖의 유럽처럼?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모습처럼? 현실은 다르다
매일 소셜미디어서 본모습처럼, 텐트밖의 유럽처럼 그런 곳에서 잘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다르다.
갓길에서 쌩쌩 지나가는 차들 옆에서 차박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밤새 차가 주차했다가 뺐다가 하는 주차장에서 자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계획대로 스케줄을 못 맞추는 경우에는 나의 캠핑장소가 유럽의 갓길이, 주차장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한 글은 옆에 파란색 글을 클릭)
항상 이쁘고, 자연경치 좋은 곳에서 자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유럽 캠핑장은 캠핑장마다 나라마다 가격이 다르지만, 대략 20유로는 줘야지 지낼 수 있다. 그렇다고 시설이 좋고 이쁜 건 아니다. 관리가 안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피치마다 간격이 너무 좁아서 옆에 캠핑카가 문을 닫을 때마다 진동이 느껴지는 곳도 있다.
물론, 모든 캠핑장이 그런 것은 아니다. 당연히 이쁘고 아름답고 풍경도 좋은 캠핑장이 있다. 그런 경우 가격이 일반적으로 보는 캠핑장 가격보다 비싸고 또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만약 내가 여행하는 경로에 있는 게 아니라면, 경로를 바꿔서 가야 할 만한 곳인가를 고려해 봐야 하는 경우가 있다.
6. 날씨와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캠핑카에서 생활하다 보면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너무 더운 경우에는 실내에서 생활하기 더울 정도로 힘들기도 하고, 너무 추운 경우에는 추워서 외부활동이 힘들어진다.
여름에 캠핑카로 여행하는 사람들의 영상을 보면, 더워서 힘들다는 말을 하는데.. 이건 진심이다. 유럽이 한국보다 건조해서 괜찮을 것 같지만, 햇살이 너무 쨍쨍해서 그늘이 없다면 걸어 다니는 것도 쉽지 않고 사하라 사막을 따라서 바람이 불어온다면.. 후끈하고 뜨거운 공기까지 더해진다.
겨울의 경우, 추워지니 외부활동도 쉽지 않다. 차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기도 하고 겨울엔 습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캠핑카 안에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지 습도 관리도 해줘야 한다.
계절뿐만 아니라, 날씨의 영향도 받게 되는데.. 일기예보를 잘 체크하지 않는다면, 태풍을 오롯이 맞아야 하기도 하고 우박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쏠러 패널이 망가지지 않을지 우박 사이즈도 체크해줘야 한다. 이런 날씨엔 당연히 나가지 못하고 차 안에만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엔 날씨가 좋지 않아서 차 안에서 기다리며 이 이상한 날씨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7. 여행 + 캠핑카 생활 + 유튜브 또는 일 을 병행하는 건 쉽지 않다.
위의 리스트 1~6번의 매일 캠핑카에서 생활하면서 기본적으로 해줘야 하는 것들이다. 이것들을 다 하고 나면 여행의 루트를 다시 보고, 캠핑할 곳들을 조사하고, 주변에 둘러볼 곳들을 조사해야 한다. 하지만, 위의 일들을 다 하고 나면 저녁도 해 먹기 힘들 정도로 에너지가 고갈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행 중에 아프면 더 고생하기 때문에 최대한 남은 힘을 짜내서 저녁을 만들고 치우고 나면 밤 11시가 된다. 그리고 나서 영상편집을 시작하면 자는 시간은 항상 새벽 2시~3시 사이가 되고 다음날 일어나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며 여행하고 조사하고 캠핑카 안을 관리 해줘야 한다. 물론 매일 이렇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체력이 남지 않아 방전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한계가 왔을 땐 한 곳에서 3박 4일 정도 캠핑을 하면서 체력을 보충하고 영상편집을 한다.
소셜미디어에 보면, 바닷가에 앉아서 노트북 펴놓고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와, 너무 이쁘다 멋있다. “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다 사실이 아니다.
해 쨍쨍할 때 밖에서 컴퓨터 작업하면 사진도, 영상도 하나도 안 보인다 ㅎㅎ 그렇게 일하는 사람들은 없다.
영상 프로그램이 전력을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 카페에 가서 콘센트 꼽고 일하거나
또는 캠핑카 안에서 한 번도 안 나오고 하루종일 작업하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업로드하기 위해서, 4G를 찾으러 다니기도 하고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하기 위해서 패스트푸드점을 가기도 한다.
그래서 캠핑카 여행하는 사람들이 유튜브에 올리는 영상과, 실제 시간은 차이가 난다. 이때까지 여행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이랑 이야기해 보면 최소 6개월~1년 정도 갭이 있다.
6개월 차이가 나는 경우에는 여름에 겨울 콘텐츠가 올라오기도 하고 겨울엔 여름 콘텐츠가 올라오게 되는 것이다.
다들 찍은 영상을 현재 시점과 가깝게 해서 올리고 싶어 하지만, 현실적으로 여행을 하게 되면 말처럼 쉽지 않다.
캠핑카로 세계여행을 로망을 가지고 시작을 한다. 나 역시 그렇게 떠나왔고, 그 당시에 이렇게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로 현실적으로 겪는 일, 단점에 대해서 들어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여행하면서 캠핑카에서 5년을 살아보니, 이런 것들이 매번 신경 써줘야 하는 것들이고, 단점이구나 라는 걸 느꼈다.
물론 나는 이 단점이 커버가 될 정도로, 이 라이프스타일이 나에겐 맞아서 하고 있지만,
여행하다가 길에서 만난 여행자들 중에서는 “전 더 이상 못하겠어요. 힘들어요. 근데 어떻게 아직까지 하고 계세요?”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당연히 이와 함께 “이 생활이 너무 좋아요!”라는 사람들도 만났었다.
사람들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고 생활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느끼는 단점이 다 다르겠지만, 내가 만난 여행자들 중 반은 좋다고 했었고 반은 힘들다고 했었다.
내가 적은 단점의 글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단점도 있으니 여행을 떠나기 전 또는 떠날 마음이 있다면 테스트 겸 캠핑카 여행을 한국에서 하고 온다면 조금 더 와닿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1박 2일 이런 차박 말고, 일주일 정도 하면서 쓰는 물의 양, 전력량, 등등을 계산해 보는 테스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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