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J 루시의 캠핑카 세계여행

캠핑카 타고 모로코-모리타니 국경 건너는 날, 우리는 차에 있는 블랙박스 때문에 잡혔다 - 캠핑카 세계여행

by Campingcarjoa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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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로코에서 모리타니로 국경을 건너기로 했다. 정말 얼마 만에 모로코를 벗어나는 것인가? 새로운 나라에 간다는 건 항상 떨리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한다.
특히, 국경을 건너는 건 너무 오랜만이라서 더더욱이 떨린다.

모로코 국경초소로 들어서는데, 촬영 때문에 앞유리에 붙여놓은 고프로가 얼어버렸다. 뜨거운 열기 때문인 건지, 너무 오래된 고프로라서인지 꺼지지 않고 그대로 정지…
그 상태로 국경초소로 들어가는데 내 심장도 정지되는 것 같다. 모로코는 카메라에 대해서 예민한 나라인데, 국경 건너다가 깜빡깜빡 거리는 고프로를 걸리면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식은땀이 난다.
국경초소 문 앞에서 군인이 차를 세우라고 하며 카메라 카메라?라고 말하는데, 바로 카메라가 고장이 나서 안 꺼져요라고 불쌍한 얼굴로 군인을 쳐다보면서 말했더니…

블로거냐며, 유튜버냐면서 채널이름을 알려달라고 한다.

나는 "당장 카메라 꺼!! 카메라에 뭐 찍혔는지 보자!" 라고 할까 봐 한껏 졸아있었는데, 이 친근한 군인들 덕분에 한시름을 놓았다. 그리고 여권을 달라고 해서 줬더니, 들고 갔다가 다시 돌려준다. 그렇게 입구에서 한차례 여권 검사를 하고 차를 몰고 들어갔더니, 흑인 아저씨가 막 웃으면서 다가온다.

아프리카로 내려가게 되면 흔히 보게 되는 픽서다.


픽서는, 국경에서 서류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공짜는 아니다. (국경직원도 아니다. 프리랜서 국경도우미/가이드)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이 픽서가 국경초소에 어디에 가서 도장을 받아야 하고 어떤 걸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들인데, 때로는 국경에 줄이 길다면 이 사람들이 대신 줄을 서주고 도장을 받아주기도 하고 본인이 꼭 가야 하는 순간이 오면 그때를 맞춰서 불러 주는 그런 역할을 하는 이들이다.
픽서는 한국-러시아 갈 때도 보지 못했고, 러시아-몽골에서도 보지 못했던 것인데, 아프리카 국경에서는 픽서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부패한 국경이라던가, 또는 대기가 긴 경우가 있기 때문에 픽서를 고용하면 조금 더 쉽게 편하게 국경을 건널 수 있다. 그래서 아프리카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픽서를 고용해 국경을 건너는 유럽인들을 볼 수 있다.
모로코-모리타니 국경의 경우에는 딱히 픽서가 필요하진 않지만, 모든 게 다 귀찮다면 픽서를 고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는 러시아-몽골 국경 건너는데 7시간 걸렸던 경험도 해봤었고, 국경 건너면서 이것저것 겪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따로 픽서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픽서를 사용하게 되면 편한 건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다가오는 픽서 아저씨에게 “우리 이 국경 많이 건너봤어! 그래서 알아!”라고 뻥을 친 후 ㅎㅎ 아저씨를 돌려보냈고, 그렇게 여권에 도장을 받으러 갔다.
들어가자마자 사람들이 여권을 들고 기다리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에 그곳에 따라서 줄을 서면 되고, 또는 잘 모르겠다면 국경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물어보면 잘 말해준다.  

그렇게 내 여권에는 도장이 찍혔지만, 마크 여권에는.. 도장을 받는데 오래 걸린다. 그러더니, 체류 일자를 넘겼다고 말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렇다 마크는 1년 이상 모로코에서 지냈기 때문에 불법체류자 신세였고, 이것에 대해서 정리하기 위해 법원에 가서 재판도 받았고 벌금도 냈다. 이에 대한 서류정리는 이미 하고 우리는 모로코 국경으로 왔다. (모로코 체류일자 넘는 경우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글은 여길 클릭)
하지만 뭔가 전산적으로는 전달이 안된듯해 보였다. 법원에 가서 받은 서류와 벌금 낸 서류를 보여주니, 국경에 있는 경찰이 다른 빌딩에 가서 뭔가 정보를 더 적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쫄래쫄래 따라서 간 빌딩, 나는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고, 마크는 여권을 들고 가서 경찰과 얘기한 후에 정리가 되었다.

그렇게 경찰을 따라서 다시 여권을 찍어주는 곳으로 왔고 그곳에서 도장을 받은 후에 우리는 차를 몰고 차량 스캔, 엑스레이를 받으러 갔다. (이때 차에 대한 서류를 받은 거 같다.)
차량 엑스레이는 간단하다. 이전 과정에서 받은 서류를 엑스레이 하는 분에게 주면 차를 대고 밖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엑스레이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를 뺀 후, 직원이 서류를 돌려줄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서류를 받고 나서 차 안에서 기다리면, 차량 육안 검사를 한다.
직원 2명이 오는데, 한 명은 마약 탐지견을 데려온다. 열라는 차문을 열고 보여주고, 탐지견이 냄새를 맡고 나면 끝. 육안 검사 시에 마약이나, 총기 소지 같은 걸 묻는데, 이런 건 당연히 없으니 없다고 말했다.
그렇게 육안 검사까지 마치고 나면, 출구로 나갈 수 있는데 나가기 전에 작은 초소가 있다. 그 초소에 가서 다시 여권을 제출하면, 거기에 있는 직원분이 수기로 여권정보라던지 적는다. (전산이 아니라서 놀램… 그리고 왜 적는지 모르겠음..)
“그렇게 하고 끝났지?”하고 출구로 나오면 또다시 작은 초소가 있는데 거기 가서 여권을 보여줘야 한다.
똑같이.. 그냥 수기로 적는다. 분명 출국 도장 찍을 때 다 한 것 같은데 왜 수기로 적는지는 모르겠다. 우리 입장에서는 불필요해 보이는 과정이고 번거로운데.. 여하튼 그 과정을 2번 겪어야 한다.

마크가 여권을 들고 작은 초소에 갔을 때 나는 차 뒤에 가서 앉아있었다. 그 이유는 픽서들 때문…
모로코 출구 쪽으로 나오면 픽서들이 4~5명 모여있다. 차 안에 앉아있는 걸 보면 픽서 필요하냐고 계속 호객행위를 해서.. 그걸 조금이나마 피하고자 나는 차 뒤에 가서 앉아있었다.

그렇게 픽서를 피해서 다시 운전을 하면 노맨즈랜드라고 나온다. 코로나 전까지는 자동차의 무덤이라고 해서 버려진 차들이 많았는데, 코로나 기간 동안 다 정리를 해버려서 황량한 모습만 나온다.

그렇게 3~4km를 운전해서 가면 모리타니 국기가 보이고 국경초소가 보인다.


모리타니아 국경이 보이는 순간, 부산스럽고 사람들이 앉아서 대기하고 있는 게 보인다. 앉아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은.. 국경을 건너는 사람들이 아닌 픽서들이다.
차가 국경 근처에 들어가자마자 픽서 한 사람이 손짓을 하며 이곳에 차를 대라고 한다.
도착하자마자 시작된 픽서 피하기. 픽서를 피해서 들어가니 더 많은 픽서들이 따라붙는다. 그러면서 말을 계속 시키는데 안 그래도 부산스러운 국경분위기가 더 혼란스럽고 정신없다.
그렇게 따라붙는 사람들에게 “픽서 필요 없어요. 심카드 필요 없어요. 환전은 나중에 할게요.”라고 말하면서 피하니, 군복을 입은 군인이 여권을 달라고 한다.
여권을 주니 빌딩으로 들어가서 책상에 앉아있는 다른 군인에게 준다.

서서 기다리니, 그 군인은 여권에 있는 정보를 적고 우리의 목적지가 어디냐고 묻는다. 누악쇼트라고 말하니 여권 사본을 달라고 한다. 미리 모로코에서 여권사본과 자동차 사본을 20장씩 만들어왔기에 준비해 온 사본을 제출했다. 그렇게 주고 나니 다른 빌딩으로 가라고 한다.

모리타니 국경은 여러 빌딩을 가야 하는데 빌딩마다 운전을 해서 가야 하기 때문에 순서가 헷갈린다. 내 기억이 맞기를 바라면서 계속 적어가야겠다.

그렇게 다른 빌딩으로 가면 이제 입국비자를 받아야 한다. 도착비자가 가능하고 비자비용은 1인당 55유로. (유로로 지불한다면, 국경에서는 동전을 안 받는다. 지폐만 취급)
여권을 제출하고 앉아서 기다리면, 이름을 호명한 후 사진을 찍고 비자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그렇게 도착비자를 받으면, 여권에 비자스티커를 붙여준다. 그렇게 비자를 받고 나서 나오면, 차량 검사가 시작된다.

차량을 따로 검사하는 곳이 있지는 않은데, 군인과 탐지견을 보면 그곳에서 육안 검사가 진행되기 시작한다.
군인이 지시하는 대로 문을 열어서 보여주고 탐지견이 차 주변과 안을 냄새 맡으면 끝이 난다.

이와 함께 군인은 질문은 몇 가지 한다. 이건 모로코 국경에서도 받았던 통상적인 질문인데,
“마약을 소지하고 있나요?”
“총이나 무기가 차 안에 있나요?

하지만, 모리타니에서는 하나가 더 추가된다.

맥주나 주류를 소지하고 있나요?


모리타니는 술반입이 금지된 나라이다. 다른 나라 같은 경우에는 적정량의 주류소지는 가능하다. 하지만 모리타니는 주류 소지가 불가하다. 그렇기 때문에 맥주나 주류를 소지하고 있다면 바로 압수당한다.

모리타니 국경의 경우에는 주의할 것들이 있어서 나중에 모리타니 국경에 대한 내용만 따로 정리해서 올리도록 해야겠다. (글이 완료되면 링크를 해놓도록 할게요.)

우리는 군인이 물어보는 질문에 없다고 말한 후 패스 되었지만, 이곳에서 우리는 약을 삥 뜯기게 되었다.
군인과 탐지견이 둘러보는 동안, 우리에게 비상약이 있느냐고 물어봤었다. ioverlander 앱으로 정보를 조사했을 때, 비상약이라도 압수당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숨기라고 한 조언을 봐서 우리는 비상약을 다른데 숨겨놨었다.
군인이 비상약에 대해서 물어봤을 때 우리는 당연히 없다고 말했는데, 군인이 자신의 상사를 데려와서..
상사가 허리를 다쳐서 너무 힘들어한다. 잘 움직이지도 못하고 일은 해야 하는데.. 라면서 말하기 시작.
그걸 보고 있자니 또 마음이 그래서, 한국에서 들고 온 동전파스를 1 시트를 꺼내서 (파스 15개 정도 있었음.) 주었다. 독할 수도 있으니, 많이는 붙이지 말고 붙이고 나서 피부 확인 잘해보셔야 해요라고 말했는데.. 상사가 더 달라고… 하는 것…
나도 잘 삐끗하고 다쳐서 이번에 한국 가면서 들고 온 것인데, 더 달라고 하니 곤란하다.
곤란한 표정으로 서있으니, 마크가 내 여자친구도 지금 아파서 써야 하는데, 더 달라고 말하면 우리도 아플 때 쓰지 못한다.라고 딱 잘라서 말해줬다. (아니었음.. 약 다 뺏길 뻔..)
그러니, 알겠다면서 돌아갔고 밑에 부하는 우리에게 미안했던지 “미안해요.”라고 말하고 우리를 다른 빌딩으로 가라고 안내해 주었다.

그렇게 차에 올라탄 후, 다시 운전해서 간 다른 빌딩. (모리타니 국경은 빌딩 들릴 데도 많고 중간에 운전해서 움직여야 한다. 국경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그곳은 자동차 세관에 관한 것으로 이전까지는 사람에 관련된 입국심사, 비자를 진행했다면 이제는 들고 온 차에 대해서 진행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자동차 세관 빌딩에 도착하자마자, 국경직원이 우리 앞 유리창에 달린 블랙박스를 유심히 본다.

“카메라??!!” “카메라?!!”라고 외치면서 카메라를 당장 떼고 확인해야 한다고 한다.


모리타니가 카메라에 대해서 워낙 민감한 건 알고 있었지만, 블랙박스가 문제가 될 거란 생각은 못했다.
부랴부랴 블랙박스 떼고, 거기에 대한 메모리카드를 내놓으라고 한다.
자동차 세관은 진행해야 하고, 다른 직원한테는 블랙박스가 왜 있는지에 대한 설명도 해야 하고… 머리가 아프다.
일단 자동차 세관 진행을 위해서, 자동차등록증, 운전자의 여권 제출을 먼저 하고
우리는 메모리카드에 있는 내용을 다 설명하고 블랙박스가 왜 있는지에 대해서 구글 번역기를 통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블랙박스 장착을 다해요. 교통사고가 나면 증명하기도 쉽고, 보험처리가 쉽기 때문에 다들 달고 있어요. 문화적인 차이인 것 같아요.”라고 설명을 했지만, 직원은 자신이 찍혔는지 무조건 봐야 한다고 모든 파일을 일일이 다 찾아보며 확인하기 시작했다.
“블랙박스 안에 있는 파일이 너무 많아서, 체크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으니 그냥 다 지우셔도 상관없어요.”라고 말했지만.. 직원은 내가 다 일일이 확인해야 된다며 막무가내다.

그렇게 자동차 세관 사무실에서 1시간 잡혀있었던 것 같다.
블랙박스 영상 확인 전까지는 여권도 자동차등록증 서류도 안 주겠다고 하는 직원들.. 그냥 파일 다 지우라고 해도 말도 안 듣고 그걸 일일이 확인하는 직원.. (그것도 핸드폰으로 말이다..)

결국 나중에는 파일을 찾지 못했고 우리 블랙박스는 고장 났었는지, 10월을 마지막으로 찍힌 게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고장 나서 하나도 녹화된 게 없네요 하고 마무리 짓고 자동차 세관 서류를 받고 모리타니아로 들어올 수 있게 되었다.

모리타니에서는 돈을 내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1. 모리타니 비자 : 인당 55유로
2. 자동차 Passavant 서류: 400 우기야
3. 국경세금: 100 우기야

이 외에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 그런 경우는 부패한 직원일 가능성이 크다. 모리타니를 둘러볼 예정이라면 가기 전에 ioverlander앱에 올라오는 최근 정보를 확인해 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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