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J 루시의 캠핑카 세계여행

캠핑카 세계여행을 하면서 세네갈 다카르에서 겪은 경험들은 그리 좋지는 못했다.

by Campingcarjoa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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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르에서 고레 섬의 사건과 이것저것 사소하게 유쾌하지 않은 일들이 있었다.
(이 글은 채널 멤버십으로 공유를 했지만, 여기에 다시 쓰려니 그때 겪었던 안 좋은 일들이 다시 생각나고 부정적인 감정이 몰아쳐서 쓰지 않기로 했다. 아무래도 안 좋은 일을 계속 쓰는 건, 그때 당시의 감정을 불러오다 보니 나 자신에게 안 좋은 것 같다.)

여행하면서 이렇게 유쾌하지 않은 경험들이 한꺼번에 오는건 처음이다.


세계여행 4년이 넘어가지만, 여행하다 안 좋은 일이 있으면 또 좋은 일이 생기고 그랬었다. 안 좋은 경험에 항상 좋은 현지인들을 만났고 그랬기에 내가 여행 갔던 나라마다 안 좋은 기억보단 좋은 기억이 더 많았다.

그런데, 세네갈은 달랐다. 물론 아직까지 판단하긴 이르지만, 경험했던 것들이 썩 유쾌하진 않았다.
세네갈 여행 초반이고 이런 경험이 유쾌하진 않다고 마크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미리 부정적인 생각 또는 판단을 하게 할까 봐 말을 안 했는데, 마크 역시 그랬던 것 같다.

고레섬 이후, 우리는 앉아서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성적으로 돌아보기로 했다.
첫 번째, 일단 우리가 이때까지 좋은 경험을 하지 않은 건 사실이다.
두 번째, 그렇다고 해서 여행 초반이기 때문에 미리 세네갈을 판단하거나 단정 짓지는 말자
세 번째, 프랑스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지인과 소통이 어려워서 좋은 경험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나는 반대의견, 언어를 못해서 다가가기 힘든 건 있지만 우리가 다른 나라를 여행했을 때 그 나라의 언어를 알고 사람을 만난 것은 아니었다. 언어를 하지 못했어도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경험을 쌓았다. 몽골, 러시아, 핀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모로코 이 국가 중에서 그 나라언어를 유창하게 한 적은 없었다. 그래도 우리는 좋은 가족이 생겼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었다. 언어에 대한 생각은 일단 보류하자)  
네 번째, 우리는 미리 단정 짓지 않기로 했지만, 세네갈에서 여행하는 다른 여행자들에게 아직 좋은 경험을 듣지 못했다. (도둑, 사기, 등등 좋은 경험을 공유받지 못함)
다섯 번째, 우리가 세네갈에 남아서 볼 것들과 경험해야 할 것들이 과연 남아 있는가?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마크는 이미 세네갈 경험에 지친 듯했다. 아니 질려버린 듯했다.
실은 우린 좋은 현지인을 만나지 못했다. 만나더라도 항상 공격적으로 창문을 두드리며 구걸하는 사람들, 기회만 되면 돈을 더 뜯어내고자 혈안이 된 사람들, 사기를 치는 사람들만 접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치고 질려버린 마크가 당연히 이해가 된다.

우리의 여행을 대부분 차지하는 건 사람이다. 좋은 풍경을 보고 아름다운 관광지를 가는 것도 있지만, 그중에서 제일 빛을 발하는 건 현지인. 바로 사람. 우리의 여행 중에 제일 기억되는 추억에는 항상 좋은 사람들, 현지인들이 있었다.

근데 이곳에 와서는 우리의 여행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이… 아직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크가 지치고 질려버린 것처럼, 나도 점점 지쳐가는 것 같았다. 특히 나는 세네갈을 정말 와보고 싶었고, 기대를 정말 많이 했었다. 다른 어느 나라보다 다큐멘터리를 많이 찾아보고, 글도 찾아보고 한국에서 모로코로 돌아와 이렇게 차를 들고 온 것이었다.  

근데, 과연 나의 선택이 맞는것이었나?라는 의문이 드는 것이었다.


세네갈을 더 이상 여행하고 싶지 않다면, 지금 발을 빼고 나가는 게 맞다. 모리타니 국경과는 그리 멀지 않기 때문에 돌아가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세네갈 여행을 해야 한다면, 카자망스까지 내려가야 하는데 이곳에서 나가기 시작하면 중도에 발을 빼기가 쉽지 않다. 우리는 감비아를 뚫고 내려갈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감비아를 거쳐가지 않을 거라면 정말 둘러둘러 세네갈 남부로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고민은 나탈리와 이스멜과도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때까지 우리가 겪은 경험을 나탈리와 이스멜과 이야기했고, 이들도 우리에게 이야기했다.
근데 나탈리와 이스멜의 경험도 그리 좋지 못했다 ㅎㅎ
웃프지만 두 커플 다 좋은 경험이 없다는 것, 가끔 좋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여행자를 만나면 약간의 희망이 생겨서 더 참게 되고 계속 여행을 하게 된다. 근데 두 커플다 축축하니 씁쓸한 경험을 하고 있으니 ㅎㅎ 이야기하다 보면 웃게 된다.

그리 결론을 내리진 못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카자망스가 정말 좋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어서 마음 같아서는 카자망스까지 다 보고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지만 여행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고 같이하는 사람도 마음이 편하고 행복해야지 나도 행복할 수 있다.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강요하는 것도 안되고, 내가 하기 싫다고 해서 강요할 수는 없는 법.
일단 다른 곳에서 캠핑을 해본 후에 세네갈에 남아있을지 아니면 더 가볼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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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조아 루시의 달콤 쌉쌀한 | 길 위의 캠핑카 세계 여행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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