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J 루시의 캠핑카 세계여행

하루를 잊지 않기 위해, 9년된 카메라로 찍어가며 기록하기로 했다.

by Campingcarjoa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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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된 카메라 내년이면 10년 된다!

 티스토리에 하루 일기 칸을 만들어놓고 코로나 걸렸을 때 몇 번 글을 쓰고 일기를 쓰지 않았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일기를 쓴다는 것이 좀 쑥쓰럽기도 하였고, 나도 모르게 자기 검열하듯이 “아! 이 단어 쓰면 안 될 거 같은데?” ”이런 생각은 좀 그런가? “
“나 좀 멜랑꼴리한데, 이런 거 쓰면 또 그런가?”라는 생각이 가득 머리에 차다 보니 글을 한자도 쓸 수가 없었다.

근데, 근래에 들어서 생각이 좀 바뀌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자기검열을 하는 생각을 하다 보니, 내가 내가 아닌 것 같고 소극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 것 같아서 이 모습을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한발자국 다시 걸어가는 느낌으로, 먼저 내 눈에 보이는 것을 담아 보기로 했다.
누구에게도 공유하지 않고, “그냥 이 날씨가 너무 이뻐서, 내 눈에 들어오는 이 풍경이, 이 건물이 이뻐서” 그 느낌을 기억하기 위해서 일단 무조건 찍었다.

그렇게 찍다보니, 그 사진에 내가 느낀 생각, 느낌을 적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다시 글을 적게 되었다.
내가 다시 내가 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이렇게 나의 하루이자 여행을 잊지 않기 위해 꺼내든 카메라는 9년 된 삼성 NX mini
삼성은 카메라 사업을 철수한 지 좀 되었지만, 내가 한국을 나올 때 들고 나온 카메라이기에 아직 튜비 안에 있었다.

여행하면서 카메라를 바꾸고 업그레이드하면서 뒷방 늙은이가 되어버린 삼성 NX mini였는데, 몇 달 전에 튜비 안을 정리하다가 생각이 나서 꺼내 들게 되었다.
9년 된 미러리스 카메라인데, 크기가 작아서 들고 다니기가 편하다. 9년의 세월 동안 많이 변한 건지, 요즘 나온 핸드폰이 이 카메라 보다 더 무거운 거 같다.
예전엔 작지만 성능 좋게 만드는 게 인기였는데, 요즘은 점점 커져가고 무거워져서 왠지 세월을 반대로 가는 거 같은 느낌은 왜일까?

이 카메라는 사연이 있어서 더 정이 들기도 하는데,
직장 생활할 때 개인적으로 네이버 블로그를 하고 싶어서 카메라를 찾던 중 마크가 몰래 혼자 알아보고 내게 깜짝 선물로 준 카메라였다.
그때는 유튜브도 하지 않을 때였고, 그냥 취미로 블로그가 하고 싶어서 던진 말이었는데 ㅎㅎ
일단 카메라부터 선물로 주는 마크. 그러고 보니 마크는 참 잔잔하게도 내게 선물을 많이 줬었다. 내가 이거 좋아한다고 그러면 만들어 주거나, 여기 마카롱 맛있네 이러면 내가 퇴근하는 길에 맞춰서 마카롱 사들고 기다렸었는데 ㅎㅎ
뭐 지금은 24시간 내내 붙어 있기에 저런 깜짝 이벤트는 불가능하지만

렌즈는 그때 딱 하나만 샀었기에 17mm 렌즈로 산책 나갈 때 챙겨서 나가고 있다.
9년 된 카메라로 나는 잔잔하게 소소하게 하루를 생각하고 기억하고 지내고 있다.


오늘 날씨는 역시나 흐림인데, 잠시 구름 사이에 해가 짠 하고 나와서 잠시 밖에 산책을 나갔다. (1000보 정도 걸었나?)
비로 인해서 젖은 나무들은 향긋한 나무향을 내뿜고 있었고, 우거진 오솔길을 보고 있으니 평화로웠다.
울타리 옆으로 풀 뜯는 양들과, 이끼가 돌담에 잔뜩 낀 모습까지 오랜만에 이런 이끼를 본 거 같다.


어렸을 땐 자주 본 거 같은데, 학교에서도 이끼 가지고 뭐 했던 거 같은데..(무슨 자연 시간이었나?)
오랜만에 초록으로 뒤덮인 이끼를 보니 만지고 싶어서 눌렀더니 어렸을 때 기억했던 것과 똑같이 촉감이 폭식 폭신, 말랑말랑하다.

별거 아닌 산책이었는데, 푸르른 초록색의 나무와 그 냄새, 그리고 이끼가 나의 힐링 아이템이 되어줬다.
이번주는 계속 태풍의 영향에 있어서 흐리고 비, 강풍이라는데 내일은 오늘처럼 잠깐이나마 해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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