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당근마켓 한 느낌, 밴라이프 여행자/친구에게서 드론을 구입을 했다
by 캠핑카조아 루시 Campingcarjoa Lucy캠핑카 여행을 하면서 초반에는 한국 여행자들을 못 만났는데, 모로코에 오래 지내면서 진짜 한국 여행자들을 많이 만났다.
이탈리아에서는 김병준 작가님과, 버스로 여행했던 극단이 멤버 중 한 분
그리고 모로코에서는
소냐도르님, 지금 게르 친구들, 스프린터로 여행하고 계신 부부님, 미국에서 밴 들고 오셔서 여행하고 계신 선생님 부부님, 모칠레로 (호세), 미국에서 오신 애슐리 님, 영국차로 여행하는 양똥 & 빈센트 커플
와.. 적고 보니 자동차로 여행하는 한국 여행자들을 모로코에서 진짜 많이 만났다 ㅎㅎ 많이 만난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많았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중 모로코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커플은 양똥&빈센트 커플이었는데, 이번에 영국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다시 한번 더 만날 기회가 생겼다.
한번 만났던 여행자를 다시 길에서 만난다는 건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다. 설레고, 즐겁고, 떨리고, 할 얘기가 너무 많아서 입이 간지럽고 ㅎㅎ 그런 다양한 기분과 감정이 든다.
우리는 북쪽으로 향하는 여행, 양똥&빈센트는 남쪽으로 향하는 여행 그래서 그 중간에서 만나기로 했다.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차가 딱 보이는 순간 진짜 두근두근 설렘 설렘,
모든 이들과의 다시 길에서 만날 때 나는 그들의 차가 보이는 순간 두근거리고 설렜다.
다시 길에서 보자!라는 말을 수백 번도 수만 번도 하지만 그 말이 현실로 이뤄지는 건 정말 드물다는 걸 나 자신 스스로 알기 때문에,
두 번째 만남은 더 두근댄다.
그렇게 도착해서 양똥과 빈센트를 보는데,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입안에서 단어만 계속 맴돌고 입밖으론 말도 잘 안 나왔다.
참 이상하지? 만나기 전에 이것도 이야기하고 저것도 이야기하고 이야기할 거 많은데 만나면 막상 너무 할 말이 많아서 말도 잘 안 나오고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몰라 말문이 턱!ㅎㅎ
만나자마자 춥지만 의자부터 펴고 테이블부터 펴고 밖에 바로 앉았다.
둘이 있을 땐 춥다고 차 안에만 있었는데 ㅎㅎ 바람이 불어도 추워도 밖에 앉아서 한참을 얘기했다. 거기다가 오랜만에 한국말 엄청 쓰고, 고향이 같다 보니 사투리 팍팍 써도 되고!
계속 영국에 있을 예정이면 나중에 다시 한번 만나면 더 좋겠지만, 아쉽게도 양똥&빈센트는 밴을 팔고 여행을 잠시 멈출 예정이라서 이번 만남은 반가움과 함께 아쉬움이 같이하는 만남이었다.
그리고 안에 있는 짐들도 다 정리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뭔가 짠해지는 느낌. 그리고 와… 짐정리하려면 진짜 바쁘겠다는 현실적인 생각도 들었다.
우리도 몇 번 캠핑카에서 짐 빼고 싸들고 나갔던 적이 있던 터라… 그 과정이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
빈센트는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신발 필요하냐고 묻고ㅎㅎ 이것저것 들고 와서 자기가 가진 것 중에 필요한 게 있냐고 물어봤다.
그 모습이 보따리장수 같아서, 웃음이 계속 나왔는데 지금 일기를 쓰면서도 웃음이 나온다 ㅎㅎ 없는 게 없는 보따리 청년 빈센트
그중 마크가 계속 노래를 불렀던 드론이 있어서, 마크에게 물어보라고 했더니 마크가 약간 설렘의 눈동자를 들고 와서 나를 쳐다본다.
순간의 찰나지만 서로 같이 지낸 시간이 길다 보니 이 녀석 콧구멍 벌렁벌렁 거리는 것만 봐도 나는 기분을 파악할 수 있다. (마크 레이더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영국 자연 노지에서 열린 당근 마켓
팔고자 하는 보따리 청년 빈센트와 설렘의 눈동자를 가지고 드론을 보는 마크
가격을 물어보고 70파운드라는 말에, 좋은 가격이라고 아니야? 계속 내 의견을 물어보는 이 사람 ㅎㅎ
현금 얼마 정도 있는지 모르니깐 확인해 보라는 말에 냉큼 튜비에게로 가서 현금을 찾아낸 후 해맑게 손에 70파운드 쥐고, “ 지갑에 딱 70파운드 있더라, 이건 운명이야”라고 말하면서 오는 마크. (난 현금 없으면 어쩌나 하고 엄청 조마조마했었다;; 없으면 아쉬움이 그득한 눈으로 어쩌지 하면서 날 바라볼 거 같아, 머릿속으로 인터넷 뱅킹도 생각하고 있었음ㅋㅋㅋ)
그렇게 우리는 밴라이프 친구가 연 당근마켓에서 ㅎㅎ 드론을 구매했다.
약간 부러진 곳이 있어서 영국에서 수리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마크가 스스로 수리해서 쓸 걸 알기에 괜찮다고 했다 ㅎㅎ
(이미 어떻게 수리할지 구상 다해놨을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받고 나서 다음날 어젯밤에 마크가 패치해서 고쳤다.)
오랜만에 만져보는 드론이라 적응이 되어야 하겠지만, 또! 어찌저찌 잘하겠지?
그나저나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갑자기 다들 보고 싶네.
떠난 자리는 항상 티가 많이 나니 말이다.
요즘 헤어질 땐 잘 안 우는데, 그 떠난 자리의 허~함이 길게 남는 거 같다. 그만큼 그리움도 좀 길게 남는 거 같고.
다들 어디에서 지내든, 어디에 있든 잘 살고 있기를 잘 지내고 있기를!
그립다. 그리워요. 고맙다. 고마워요
바람처럼 와서 바람처럼 헤어진 여행자들 언젠가는 어디서든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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