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J 루시의 캠핑카 세계여행

캠핑카로 네덜란드 여행, 캐슬 보며 차박하기 좋은 곳 발견 | 네덜란드 현지인 찐맛집도 발견했다.

by Campingcarjoa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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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로 들어온 건 이번이 4번째다. 처음 캠핑카를 들고 유럽을 들어왔을 때 우린 암스테르담만 둘러보고 내려왔었다.
여행 초반에는 쉥겐일수 90일 안에 많은 나라를 둘러봐야겠다는 욕심이 넘쳤기에 나라마다 그리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었다. 그러고 나서 3번이나 네덜란드를 들어왔지만, 독일과 네덜란드 국경 근처에 있는 Obelink 유럽 최대 캠핑용품점을 갈 때만 들어왔던 터라 네덜란드를 보겠다고 해서 시간을 보낸 건 딱 한 번밖에 없는 듯하다.
(👉유럽 최대 캠핑용품점 글 보러가기)

이번에 유럽으로 다시 올라오면서, 3년 동안 사용했던 레블링 블락은 반으로 깨지다 못해 찢어져버렸고 캠핑의자 역시 너덜너덜해져서 영국을 들어가기 전에 네덜란드 Obelink를 가서 캠핑의자와 레블링 블락 등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서 올라오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네덜란드에 들어오는 목적은 Obelink 때문인 것 같다.

Obelink 도착후 바로 사진 찰칵!


그렇게 급히 네덜란드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이번에 들어온 시기가 여름이다.

여름에 네덜란드를 들어온 건 처음.


항상 가을~겨울 넘어가는 시기에 왔었고, 마지막으로 들어온 때는 코로나 터져서 국경봉쇄가 시간 되기 전날이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흐리고 추울 때만 네덜란드를 봤을 때라 그리 많은 기억은 남아있지 않는데, 이번에 들어오니 네덜란드가 너무 다르게 보인다.

작고 아담한 집들, 푸른 벌판에 말과 소들이 한가롭게 누워있고
마을을 지나는 길들에 보이는 집들은 아담하다 못해 동화 속에 나오는 집들처럼 보인다.
창이 큼직하게 나있는 집들 안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내부 인테리어, 작지만 귀여운 정원들.

항상 멈춰져 있던 네덜란드 풍차는, 이번에 들어오니 돌아가고 있다. 이번에 들어오면서 나는 “네덜란드가 이렇게 이뻤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날씨가 좋으니, 자전거 도로에는 3살짜리 아이와 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있고
하얀 백발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같이 자전거 타는 모습 그리고 몸이 아프신 할머니와 함께 2인 자전거 페달을 밟고 가는 중년의 아주머니

평화롭다 못해 잔잔히 흘러가는 모습을 차 안에서 보니 남의 나라의 일상이 동화처럼 보인다.

내가 기억하는 네덜란드 사람은, 영어를 잘하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시간은 많이 보내지 못했지만 다른 나라에서 만난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난 네덜란드 사람들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했고 유럽인들 중에서는 북유럽 다음으로 다들 영어를 꽤나 하셨다.
이번에 들어왔을 때, 더 느꼈다.
중년의 아주머니 그리고 할아버지도 영어를 잘하셨고 다들 여유 넘치게 인사를 하고 친절하다. 너무 친절해서, 매번 인사하고 나면 “네덜란드 사람들 진짜 친절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이번에 네덜란드 올라오면서 Obelink만 찍고 급히 영국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우리는 프랑스에서 지내는 시간보단 네덜란드에서 며칠을 더 지내기로 결심했다.

성이 보이는 모터홈, 캠핑카 주차장에 차를 세웠는데 마을이 아기자기하니 이쁘다.

네덜란드의 고즈넉한 성


거기다 주차장에서 성이 보이는데 이게 웬 떡! 3일 동안 차박을 할 수 있고 의자도 어닝도 칠 수 있는 곳이었다. 유럽 들어와서 무료캠핑장, 모터홈&캠핑카 주차장에서는 어떤 캠핑 활동(의자 안됨, 어닝 안됨, 어떤 옷가지도 밖에 걸어놓으면 안 됨)도 할 수 없었는데 여긴 조금 여유로웠다.

그렇게 우리는 성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성으로 들어가는 입장은 무료이고, 성안에 카페&바가 있다.
나름 성의 주인이 된 느낌을 느껴보고 싶다면, 안에 카페에서 음료를 시켜 한껏 분위기에 취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성안에서 보이는 소들, 페인트칠 한거 마냥 소 중간에 하얀색 무늬가 쫙!


이 마을은 특이한 게 있었는데, 양과 소가 거짓말 안 하고 동화에서 나올 만큼 만화처럼 생겼다.

소는 중간에 하얀색 무늬가 쫙 그어져 있고, 양은 왜 이렇게 귀여운지. 코만 새까맣게 되어 있어 봉제인형같이 생겼다.
이번에 네덜란드 들어오면서 나는 동화책에 들어온 아이가 된 것 같았다.
그렇게 우린 성에서 나와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다. 성안에 앉아서 커피 한잔 또는 맥주 한잔을 마시는 것도 좋았겠지만 나는 이 마을이 너무 궁금했다.

조금 걸어서 마을 쪽으로 나오니 푸드트럭이 보인다. 우리가 정말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 길거리 음식 그리고 푸드트럭이다!

마을 올때 보았던 푸드트럭들


유럽은 푸드트럭이 그리 많이 없어라면서 항상 아쉬워했는데, 이렇게 또 푸드트럭을 찾았다!
그렇게 푸드트럭에 다가가서 메뉴가 뭔지 두리번두리번거리는데, 거기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주머니가 영어 할 수 있냐면 말을 거신다!

앗싸! 메뉴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여러 가지를 물어봤다.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가 청어라고 말씀해 주셨다. 날것인 것 같지만 날것은 아니고 약간 발효가 된 청어라고 말하시면서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까지 몸짓으로 설명해 주셨다.

청어의 꼬리를 잡고 고개를 들고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ㅎㅎ

설명도 재밌었고 대표음식이라니 당연히 청어 하나를 시켰다. 2.5유로를 지불하니 발효된 청어와 함께 양파가 같이 나온다.
푸드트럭 앞에서 두 마을 아주머니의 이야기가 오간다. 한분은 양파랑 같이 먹는 걸 선호하고, 한분은 양파랑 먹는 게 별로라고 하신다. 마치 한국에서 찍먹이냐 부먹이냐 같은 느낌이다.

우리는 같이 나온 양파와 함께 고개를 젖혀 청어의 꼬리를 잡은 채 먹는다. 두 마을 아주머니는 우리의 반응이 궁금하신 듯 물어봤다. 많이 비릴 것 같았는데, 먹어보니 청어는 그리 비리지 않았다. 양파와 같이 먹으니 비린맛을 잡아주었다.
그리고 식감은… 뭐라고 해야 할까? 게장 같다. 약간 발효가 되어있다고 해서 그런지 청어의 식감은 게장의 식감이었다. 피클 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식초맛도 나지 않았다.

특이하긴 했지만 내가 먹어본 청어 중 제일 괜찮았다.
그렇게 다른 것도 먹어볼까 하면서 메뉴를 다시 읽어보니, 마을 아주머니가 튀긴 생선이 정말 맛있다고 추천해 주신다. 현지분이 그것도 마을주민분이 추천하면 진짜 찐으로 맛있는 거다.

자신도 현재 주문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맛이 어떤지 궁금하면 자기가 주문한 것 중 튀긴 생선을 하나 빼서 주겠다고 하신다.
괜찮다고 주문하려고 한다니, 푸드트럭 주인아저씨에게 부탁해서 한 점을 주신다.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다!!!!
그렇게 미디엄 사이즈로 시킨후, 기다리면서 마을 주민분과 수다를 떨다가 주민분들은 가시고 주문한 음식을 받았다. (다른분 가시고 또 다른 분 오셔서 ㅎㅎ 계속 수다를 떨었더랬지)

뒤에 있는 벤치에 가서 앉아서 먹는데,

와…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르겠다는 말이 이 음식을 두고 한 말 같다.

 

진짜 먹고 나서 계속 먹고 싶은 생선튀김!


내가 먹어본 생선튀김 중에 제일 맛있다. 내 영혼을 걸고 정말 최고의 생선 튀김이었다.
미디움 사이즈가 4.5유로였는데 50센트를 내고 소스를 주문했다. 소스도 마을 주민분이 추천해 주셔서 바로 시킨 거였는데. 소스가 진짜 신의 한 수였다.
생선 튀김에는 약간의 소금과 약간의 카레 가루가 뿌려져 있었기에 간이 딱 맞았는데도, 소스를 더 하니 진짜 먹다가 100명 죽어도 모를 맛이었다.

이래서 우리가 작은 마을을 찾아서 여행하는구나라는 것을 여실하게 보여준 하루였다.

작지만 사람들이 즐길 공간으로 바뀐 성,
작은 마을이지만 맛있는 푸드트럭이 오고,
정겹고 친절한 마을 주민들,

우리는 누구 하나 잘 모르는 이 마을에서 진정한 네덜란드를 느꼈다.
어쩌면 진정한 여행은 길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에게 느낀 친절함,
잘 모르지만 시도해 본 생소한 음식에서 인생 최고의 음식을 찾는 즐거움

이번 네덜란드 여행으로 나는 이곳에서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쉥겐일 수는 거의 끝나가고 우린 급히 네덜란드를 떠나야 한다.

아쉬움이 많을수록 그리움도 커져간다는 말.
나는 다음에 또 네덜란드를 오고 싶다.

 

<차박 위치는 아래의 지도에>



ps: 생선튀김 푸드트럭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그다음 날 떠나기 전에 가봤는데, 푸드트럭은 없었다 ㅠㅠ
음식 때문에 가슴이 아려보기는 처음..
내가 그 마을에 살았다면 2일에 한 번씩 먹으러 갔을 것 같다. 정말 존맛탱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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